[비즈니스 인사이트] 매터링, 기술경영 시대의 새 리더십

1 week ago 6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즐겁게 바닥을 닦고 있는 한 청소부를 발견하고 케네디는 청소 일이 즐거운지 묻는다. 청소부는 자신이 단지 청소를 하는 게 아니라 인류를 달에 보내는 일을 돕는다고 대답한다. 리더는 “청소하는 일에 자긍심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는 직원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청소부도 스스로 무언가를 돌보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려줘야 한다.

위 사례처럼 리더는 직원들에게 존재의 중요성(매터링·Mattering)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나는 가치 있다’고 느끼는 자존감과, ‘나는 능력 있다’고 느끼는 자기 효능감 고취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리더에게 보살핌과 가치를 부여받는다고 느낀 팀은 고객 만족도, 생산성, 수익성 면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 매터링을 높이는 방법에 어떤 게 있는지 분석해 보자.

직원 존재감 키워주는 리더십

[비즈니스 인사이트] 매터링, 기술경영 시대의 새 리더십

우선 함께 일하는 ‘같은 팀’이란 리더의 인식과 이에 뒤따르는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권력의 수직 구조에 기대려고만 해선 안 된다. 아무리 바빠도 리더가 현장을 방문하고 함께 공장에서 포장 작업 업무를 체험해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타벅스를 창립한 하워드 슐츠는 리더십을 ‘수치’로 증명하려고만 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 경영 리더십을 중시한 바, 그 중심에는 매터링이 있었다. 슐츠는 회사를 이끌며 파트너, 고객, 농부를 비롯해 스타벅스와 관계된 모든 사람을 존중하려고 애썼다. 슐츠는 모든 직원을 파트너라고 불렀다. 성장하고자 함께 뛰는 동반자라는 의미에서다. 이런 리더는 조직 내 상호 존중과 지원을 촉진해 협력과 팀워크를 향상시킨다.

직원의 소외를 방지하기 위한 ‘배려 장치’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봄 직하다. 전 직원이 작게라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제안을 반영했다는 피드백을 공유하는 방법을 구상할 수 있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제안함’을 두고 채택된 직원이 사례 발표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어떨까. 참여한 구성원이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리더십은 이처럼 구성원의 행동이 문제 해결에 직접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을 간파하는 데서 출발한다. 소속감이란 가치를 느낀 직원들은 조직을 떠날 가능성이 낮아져 이직과 관련된 비용, 조직 혼란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직원들의 혁신 잠재력을 높이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으로 이어진다.

조직 전반에 걸쳐 의미 있는 보상과 인정 시스템이 있는지도 재점검해야 한다. 이는 조직 내 관계의 미학과 사람 중심 문화의 정착을 이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전통적인 위계질서를 무시하고 조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질문과 관점을 건네는 것’을 핵심 리더십 원칙으로 삼고 있다. 팀원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모르는 부분을 질문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문답으로 해결책을 마련해 나간다.

보이지 않는 ‘정성적 목표’ 주목해야

미래 기술 혁신과 시장 창출을 강조하는 기업일수록 전통적인 수치의 중요성이 떨어질 수 있다. 젠슨 황은 시장점유율이나 핵심성과지표(KPI), 5개년 계획보다는 기술혁신과 인간적인 조직문화에 집중한다. 그래서였나? 기술이 빨라질수록 리더의 깊이는 더해져야 한다는 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리더는 보이는 지표 외에 보이지 않는 인간적 지표에 더 깊이를 둬야 한다. 리더가 학습과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면 직원들이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직원들에게 자율성과 의사결정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하면 책임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직원 업무를 조직의 더 큰 목적과 연결해 직원들이 자신의 기여가 의미 있다고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창업자인 허브 켈러허는 종종 비행기에 탑승해 짐을 나르거나 기내 정리를 도왔다. 그는 반복적으로 “당신의 일은 고객의 경험에 직결된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모든 업무가 핵심적이라는 가치를 공유한 것이다. 매터링의 중요성을 안 리더였다. 리더는 소속원의 심리적 안정감에 민감해야 한다. 팀 내에서 “내 생각을 말해도 괜찮다”, “틀려도 좋아”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문화야말로 매터링의 핵심 요소다.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조직 환경을 위해서 매터링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게 중요하다. 혁신은 기술로 시작하지만 매터링 문화로 완성된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여전히 사람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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