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실용영어 교육자’ ‘국민 영어선생님’ 별칭을 가진 민병철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석좌교수(사진)는 최근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나온 한국 전통놀이를 소개한 책 <오징어 게임의 나라 :Land of Squid Game> 개정판을 한국어나 영어가 아니라 튀르키예어로 펴냈다.
민 교수는 지난 13일 “한국의 생활문화를 소개하는 데 이보다 더 흥미 있는 소재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튀르키예가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걸 알고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가 처음 <오징어 게임의 나라>를 펴낸 것은 오징어 게임 시즌1이 나왔을 무렵인 3년 전이다. ‘딱지치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전통놀이를 영어와 한국어로 소개했다. 한국인들이 외국인 친구에게 영어로 우리 문화를 소개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내놓은 책이었다.
3년이 지나 튀르키예어로 개정판이 다시 나왔다. 민 교수는 튀르키예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2년 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성금을 쾌척한 것을 계기로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와 친분을 쌓았다. 그는 “타메르 대사와 대화하며 바닥에 앉는 좌식 문화, 어른에 대한 예의 등 한국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이 현지 출판사를 연결해줘 번역과 출판, 유통으로 이어졌다. 이번 책에는 한국 찜질방 문화와 ‘밥 먹었냐’고 묻는 안부 인사 문화 등을 추가했다.
민 교수가 책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열정을 쏟는 것은 ‘지금이 기회’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의무 완료,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해외 진출에 이어 오징어 게임 시즌 3 개봉까지 겹쳐 계엄과 탄핵으로 얼룩졌던 한국의 국격을 다시 회복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앞으로도 민간인 공공외교 사절로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