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이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SKT가 보안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유심 무료 교체를 시작했지만 유심이 일찌감치 동나자 SKT는 "제발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해 달라"며 유심 보호 서비스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우려 속에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던 고객들은 이참에 부모님의 가입정보를 확인 후 경악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SKT 가입자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심을 교체하러 대리점에 갔다가 대기 줄이 길어 포기하고 근처 LG유플러스와 KT 대리점을 둘러봤다"면서 "우리 집과 부모님 집 모두 SKT통신+IPTV+인터넷을 쓰고 있다고 하니까 견적을 내줬는데 여러 혜택을 받아도 오히려 월 통신 요금이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충격적인 사실은 지금까지 팔순 부모님의 통신 요금을 월 3만원대로 내고 있었는데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월 1만2000원이 할인돼 2만원대 초반이면 된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건 통신사가 어르신 고객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통신사들이 오래된 고객을 우대하기는커녕 호구로 여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고객 B 씨 또한 "이번에 SKT 유심 사태 때문에 엄마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해야겠다 싶어서 그간 한 번도 접속 안 해본 엄마의 티월드를 들어가 봤다가 경악했다"고 SNS에 적었다.
B씨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전 문득 엄마가 유료 부가서비스 같은 거 가입하신 게 있나 싶어서 확인해봤다 순간 어이가 없었다"면서 "엄마가 단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온갖 유료 부가서비스들이 잔뜩 가입돼 있었다. 도대체 언제 가입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아마 기억도 못 할 언젠가 핸드폰 개통 당시였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써본 적도 없는 부가서비스들이 월 4만4000원이나 빠져나가고 있었다"면서 "진작 엄마 휴대폰 부가서비스 가입목록 같은 거 좀 확인해 드릴 걸 속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처럼 휴대폰 잘 체크 못하는 어르신들 본인도 모르게 서비스 가입돼있고 그럴까 봐 우려된다"면서 "다들 부모님 휴대폰 부가서비스 한 번씩 체크해봐도 좋을듯하다"고 제안했다.
보통 휴대폰을 개통할 때 대리점에서는 기기값 할인 등을 내세우며 각종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을 권유한다. 대개 3개월만 유지 후 후 해제하면 된다는 안내를 하지만 디지털기기 사용 및 서비스 이용내역에 둔감한 노령층은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가 다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SKT서 최근 해킹 공격으로 최대 9.7GB 분량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S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일 SK텔레콤 보안관제센터에서 비정상적 데이터 이동이 처음 감지됐다.
SKT는 당시 총 9.7GB에 달하는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문서 파일로 환산할 경우, 300쪽 분량의 책 9천권(약 270만 쪽)에 달한다. 유출된 데이터에는 유심(USIM) 관련 핵심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SK텔레콤 가입자 1천665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KT로 이동한 가입자가 1천280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가 385명이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이용자까지 합치면 이탈자는 더욱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