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결합한 이동형 광고 로봇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 사무실과 상업 공간 등을 누비며 로봇이 고객 맞춤형 광고를 전달하는 식이다. 로봇을 활용한 고객별 ‘초개인화’ 광고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서비스로봇 기업 브이디컴퍼니는 자사의 이동형 광고 로봇 ‘케티봇’의 기술 검증(POC)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케티봇은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광고를 이동하면서 송출하는 로봇이다. 로봇 후면 적재함에 실은 샘플 제품을 고객 테이블로 직접 배달한다.
기존엔 오피스 팝업존 등 특정 장소에 팸플릿을 놔두면 고객들이 ‘지나가며 집어 가는’ 광고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서비스 로봇에 광고를 싣게 되면서 로봇이 적극적으로 고객을 찾아가는 이동형 광고 모델로 변하고 있다. 브이디컴퍼니는 이달 초 공유오피스 기업인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에 이동형 광고 로봇을 도입해 제품 샘플링 시간을 33%가량 단축시켰다.
특히 AI를 결합하면서 광고 노출 최적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봇에 탑재된 AI가 고객의 이동 경로, 체류 시간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광고 효과가 높은 지역과 시간대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AI가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광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활용 분야는 더 넓어질 전망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지난해 6월에는 이마트에브리데이 개포자이점, 이수점 등 수도권 7개 매장에서 케티봇을 활용한 로봇 광고 운영에 성공했다.
이동형 광고 로봇이 단순 광고 수단을 넘어 리테일 혁신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광고 로봇은 디지털 패널을 탑재해 영상, 이미지 등 다양한 광고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 분야 외에도 길 안내, 정보 제공 등 기능을 추가할 수 있어 복합 리테일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해결 과제도 남아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커스터마이징, 콘텐츠 관리나 유지보수 체계 구축 등이 상용화 확산의 관건으로 꼽힌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