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가치가 약 415조원에 달하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 조건을 재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하기 전 영리법인 전환을 반대하고 있는 MS를 설득하는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양사는 2019년 MS가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했을 때 체결한 계약의 조건을 재검토하고 있다. 당시 MS는 투자 대가로 2030년까지 오픈AI의 인공지능(AI) 모델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접근 권한, 상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MS가 2030년 이후 오픈AI가 개발한 신기술 접근권을 얻는 대신 신규 영리사업의 지분 일부를 포기하는 새 조건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FT는 이번 거래가 오픈AI가 법인 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핵심 조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MS 외에도 일론 머스크 오픈AI 공동창업자 등이 영리법인 전환을 반대하자 오픈AI는 ‘공익법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의 중간 성격인 공익법인 지위로도 IPO가 가능하다는 게 오픈AI의 판단이다.
MS가 컴퓨팅 인프라와 자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오픈AI의 AI 기술을 활용하는 형태였던 양측의 파트너십은 최근 오픈AI의 몸집이 커지면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픈AI가 지난 2월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미국에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추진한 게 대표 사례다. MS 고위 관계자는 “오픈AI는 MS에 ‘돈과 컴퓨팅 자원만 주고 비켜라’라고 말하는 셈”이라며 “이는 오만한 파트너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