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우승 추가한 셰플러…1년전 '머그샷 악몽'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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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가 19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오브 아메리카)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가 19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오브 아메리카)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1년 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오브 아메리카) 챔피언십에서 굴욕을 겪었다. 당시 그는 대회장으로 향하던 중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의 지시에 불응해 체포됐다가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까지 찍은 뒤 풀려났다. 이후 증거 불충분으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 해프닝으로 결론이 났지만, 셰플러에겐 굴욕으로 남아 있는 대회다.

그런 셰플러가 1년 전 아픈 기억을 완전히 씻었다. 그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홀로클럽(파71)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07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900만달러)에서 우승했다. 셰플러는 “작년 일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올해 같은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더 달콤한 것 같다”고 웃었다.

◇메이저 3승·통산 15승 달성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셰플러가 ‘차세대 황제’ 대관식을 위한 조각을 하나씩 맞춰가고 있다. 셰플러는 이날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셰플러는 공동 2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해리스 잉글리시(미국), 데이비스 라일리(미국)를 무려 5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342만달러(약 47억8000만원)다.

이달 초 더CJ컵바이런넬슨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72홀 최저타 타이기록(31언더파 253타)을 세우며 화려하게 시즌 첫 우승을 올린 셰플러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2승째와 함께 개인 통산 1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2회 우승(2022, 2024년) 포함해 통산 세 번째 메이저 우승이다.

1996년 6월생으로 만 28세11개월인 셰플러는 이번 대회에서도 다양한 기록을 이뤄냈다. 그중 하나가 만 29세가 되기 전 PGA투어 15승과 메이저 3승 동시 달성이다. 미국 골프닷컴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이 기록을 달성한 이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우즈에 이어 셰플러가 세 번째다. 아울러 메이저 3승을 모두 2위 선수와 3타 이상 격차를 벌리며 이뤘는데, 최근 100년 사이 자신의 첫 메이저 3승을 모두 3타 차 이상으로 장식한 선수는 셰플러 외에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가 유일하다.

◇진흙 논란도 실력으로 극복

이번 대회 개막 직전 퀘일홀로클럽 일대에 큰비가 내린 탓에 페어웨이에 떨어진 공에 진흙이 묻어났고, 많은 선수가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대회를 주관하는 PGA 오브 아메리카는 골프의 본질을 살린다는 취지로 볼을 집어 올려 닦은 뒤 내려놓고 치는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하지 않은 채 경기를 진행해 논란을 샀다. 셰플러도 “공에 진흙이 묻어 다음 샷에 영향을 주는 건 정말 짜증 나는 일”이라고 주최 측의 운영 방식을 꼬집었다.

셰플러는 악조건도 실력으로 극복했다. 특히 난도 높은 홀에서 많은 타수를 잃지 않는 정교함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대회장인 퀘일홀로클럽의 16~18번홀(이상 파4)은 난도가 높기로 유명해 ‘그린 마일’(사형장 가는 길)로 불린다.

셰플러는 진흙 논란이 불거지던 1라운드 땐 그린 마일에서 파 2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었지만, 이후 사흘간 버디 2개, 파 6개, 보기 1개로 오히려 한 타를 줄였다. 결국 나흘간 이곳에서 한 타밖에 잃지 않았다.

반면 이날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른 욘 람(스페인)은 그린 마일에서 무려 5타를 잃고 무너져 공동 8위(4언더파)로 추락했다. 김시우(30)는 공동 8위에 올라 자신의 메이저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그의 종전 최고 성적은 2021년 마스터스 공동 12위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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