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스핀오프 영화 '사마귀', 9월 26일 넷플릭스 공개
헐거운 서사 아쉬움⋯단순한 쾌감에 기댄 오락영화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인물의 관계성에 비례하는 깊은 서사는 없지만, 임시완과 박규영의 연기를 보는 재미와 함께 단순한 쾌감에 기댄 오락영화다. 그래서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길복순'의 스핀오프로 굳이 만들어져야 했는지를 묻는다면 의문이 남는 '사마귀'다.
26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감독 이태성)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임시완 분)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박규영 분)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조우진 분)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다.
배우 임시완이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규영이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변성현 감독, 배우 설경구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로, MK의 대표 차민규(설경구 분)의 대사로 소개되는 A급 킬러 '사마귀'를 주인공으로, 살인청부업계의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라이징 킬러들의 잔혹한 대결을 담았다.
임시완이 맡은 한울은 청부살인업계의 No.1 기업 MK ENT. 소속 A급 킬러로 '사마귀'라 불린다. '사마귀'는 '죽일 사, 마귀 마, 귀신 귀'라는 뜻, 양손 무기인 낫을 사용하고 곤충 사마귀의 움직임을 본뜬 시그니처 액션이 포인트다. 그가 휴가를 떠난 사이 회사의 대표가 죽고, 업계의 모든 룰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한울은 이때를 틈타 오랜 친구이자 훈련생 동기 재이에게 함께 회사를 차릴 것을 제안한다. 한때 업계 유망주였던 재이는 라이벌 한울을 향한 경쟁심을 숨기고 동업을 시작하지만, 반복되는 충돌로 두 사람의 관계는 흔들린다. 그리고 은퇴했던 레전드 킬러 독고가 업계로의 컴백을 선언하며 무너진 킬러들의 질서를 다시 세우려고 한다.
'사마귀'는 차민규와 차민희(이솜 분)의 대사에서 잠깐 언급된 인물. '길복순'이 그랬듯, 킬러 조직에서의 세대교체, 킬러 사이에도 나뉘는 레벨로 인한 열등감 등을 그리며 세계관을 확장한다.
배우 박규영과 임시완이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임시완이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A급 킬러라는 명성에 맞게 엄청난 실력을 갖춘 한울과 그를 질투하는 라이벌 재이,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까지, 이들이 형성하는 삼각 구도는 그 자체로 꽤 흥미롭다. 한울은 천재 킬러이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일부러 실력을 감춘다. 하지만 재이는 이를 동정이라 생각하며 더 큰 열등감을 느낀다. 한울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비참한 감정까지 느끼게 되는 재이는 결국 한울과 등을 지고, 비극적인 상황으로 번지게 된다.
하지만 킬러들의 세계는 이미 '길복순'에서 그려졌기 때문에 신선함이 부족하고, 뇌리에 박힐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찾기도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헐거운 서사다. 킬러라는 소재부터 현실감이 결여되어 있는데, 한울과 재이의 감정선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모먼트가 부족하다 보니 그냥 '그러려니' 할 뿐 깊게 몰입하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중간중간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라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그나마 차별화된 지점은 게임 회사에 투자를 받아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이를 운영해간다는 지점인데, 이 역시도 큰 매력은 아니다.
그럼에도 킬링타임용으로서는 무난한 작품이다. 특히 후반 한울, 재이, 독고의 마지막 결투는 강렬하다. 이 후반 10분을 위해 이 영화가 달려왔다 싶을 정도로 메시지가 명확하고 카타르시스도 폭발한다. 그전까지 부족하다 싶었던 액션도 엄청난 에너지로 휘몰아친다. 조금만 더 일찍, 더 길게 이런 액션을 보여줬다면 '액션 영화'로서의 미덕이 조금은 더 살아나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움이 남는다.
배우 박규영과 임시완이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규영이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사마귀'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임시완은 그저 놀랍다. '미생'의 장그래를 비롯해 '오징어 게임' 시리즈 명기까지, 어떤 캐릭터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임시완은 이번 '사마귀' 한울 또한 생동감 있게 표현해냈다. 단단한 눈빛과 다채로운 표정 변화, 액션에도 가득 담아낸 감정의 깊이가 일품이다. 특히 극 초반과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설경구와 임시완의 투샷은 '불한당' 팬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시퀀스라고 할 수 있다.
박규영은 한울에게 묘한 경쟁심과 질투를 느끼는 재이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했다. 여기에 '오징어 게임' 시리즈 보다 더 강렬한 킬러 액션까지 잘 소화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대결 후 재이는 한울에게 속내를 내비치고 혼자 눈물을 쏟는데, 박규영의 열연을 통해 더욱 가슴 찌릿한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다. 이들 외에 조우진, 최현욱, 전배수, 배강희, 황성빈, 유수빈 등이 출연했으며, '길복순'의 스핀오프답게 설경구, 전도연도 특별출연해 반가움을 안긴다.
9월 26일 넷플릭스 공개. 러닝타임 113분. 청소년관람불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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