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아몬드', 한권의 책을 읽었다⋯한글의 아름다운 매력

1 week ago 6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뮤지컬 '아몬드'를 보면서 '어쩌면 해피엔딩'을 떠올렸다.

감정표현불능증을 앓는 윤재('아몬드')와 인간을 돕기 위해 태어난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어쩌면 해피엔딩')는 닮아있다.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이들을 통해 도리어 진정한 공감과 소통의 의미를 전달한다는 것 역시 닮은꼴이다.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 한 장면 [사진=(주)라이브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 한 장면 [사진=(주)라이브 ]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 한 장면 [사진=(주)라이브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 한 장면 [사진=(주)라이브 ]

손원평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아몬드'는 아몬드처럼 생긴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신경학적 장애를 지닌 소년 윤재의 성장기를 다룬 작품. 타인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윤재가 분노로 가득찬 소년 곤이, 자유로운 감성의 소녀 도라와 만나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소설 원작 '아몬드'는 국내를 넘어 30여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누적 판매 250만부를 기록한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아몬드'는 2022년 뮤지컬로 탄생한 이후 3년만에 재연으로 돌아왔다.

공연의 무대는 윤재가 운영하는 헌책방으로 꾸며졌다. 목재의 질감과 색감은 작품 특유의 따뜻한 정서를 전달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LED 영상은 시공간의 변화와 인물의 내면까지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음악은 초연보다 풍성해졌다. 인물의 감정선과 심리 변화를 한층 세밀하게 그려낸다.

배우는 초연 당시 12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윤재 역을 제외한 모든 배우가 '일당 백' 멀티맨으로 활약한다. 할머니였던 배우는 어느새 학생이 되고, 또 어느새 아픈 엄마가 되기도 한다. 이들은 윤재의 마음 속 생각을 읽어주는 내레이터이기도 하다.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괴물' 윤재를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차근차근 성장케 하는 인물들이다.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 한 장면 [사진=(주)라이브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 한 장면 [사진=(주)라이브 ]

배우와 내레이터를 오가는 형식은 '아몬드'의 독특함을 배가시킨다. 8명의 배우가 돌아가며 한문장씩 읽어내리는 건 윤재의 감정인 동시에 한글의 아름다움이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는 동시에 한권의 책을 함께 읽어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낙엽의 냄새, 아니 봄날 새순의 냄새' 등 언어적 표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나하나를 곱씹게 한다. 공연장을 나가는 순간 다시금 소설 '아몬드'를 읽어보고 싶어진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65분. 12월14일까지 NLO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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