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의 KS 후일담…"번트 안 잡은 구본혁, 나라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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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빈 번트 실패 아쉬워…문보경이 '우승 직감' 약 올려"

"떠날 것 같은 폰세는 응원, 와이스에겐 '내년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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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 '홈런인줄'

(대전=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말 한화 선두타자 노시환이 홈런성 타구가 잡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5.10.30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솔직히 분하기는 했지만, (LG 트윈스 선수들을) 축하해 주고 싶었어요. 저희도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고생 많았죠."

한국 야구대표팀 훈련이 한창인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노시환(25·한화 이글스)의 마음은 불과 일주일 전 혈투를 벌였던 한국시리즈(KS)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무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한화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LG에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노시환은 "아쉬운 건 경기 끝난 이후로 끝"이라며 "우승 기회였던 건 맞지만, 2등 한 것만으로도 어린 선수들이 많은 우리 팀에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또 "이번 2위를 발판 삼아 다음에는 진짜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정리했다지만, 여전히 눈감으면 떠오르는 게 한국시리즈 경기 장면이다.

특히 팀이 1-2로 끌려가던 5차전 3회말에 나온 문현빈의 병살타는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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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 '홈으로!'

(대전=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5회초 1사 만루 한화 3루수 노시환이 LG 구본혁의 땅볼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하고 있다. 2025.10.31 dwise@yna.co.kr

무사 1, 2루에서 문현빈의 번트 타구가 LG 3루수 구본혁 앞으로 굴러갔고, 구본혁은 타구가 파울 라인 밖으로 벗어날 것을 예상하고 마지막 순간 글러브를 뒤로 뺐다.

결과적으로 파울이 됐고, 이어진 타석에서 문현빈이 병살타로 물러나며 LG가 승기를 잡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구본혁과 같은 3루수인 노시환은 "나였다면 잡았을 것 같다"며 "그냥 안전하게 (잡아서) 하나 (아웃카운트) 잡았을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에서 만난 LG 문보경은 이 장면을 두고 노시환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노시환은 "(문)보경이가 '(구)본혁이 형이 뺐는데, 자기도 그냥 하나 잡고 순리대로 1점 줬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문현빈이 병살타를 치길래 그때 우승을 예감했다고 하더라"라며 "약 올리는 건지 모르겠는데 안 궁금한 TMI(투 머치 인포메이션)까지 말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시환은 적이었지만, 이제는 같은 팀이 된 LG 선수들과 어색함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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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혁 '동점 적시타!'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2차전.
2회 말 1사 2, 3루 LG 구본혁이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10.27 hwayoung7@yna.co.kr

그는 "승부는 승부일 뿐, 다 워낙 친해서 어색한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올 시즌을 함께한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두 외국인 동료들에게 애틋함도 드러냈다.

폰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복귀가 유력하고, 와이스 역시 빅리그 구단의 구애를 받는다.

노시환은 "폰세는 거의 갈 것처럼 얘기하더라"라며 "물론 한화에 남으면 너무 좋겠지만, 선수의 선택을 존중한다. 더 큰 무대에서 뛰는 게 선수에게 좋은 길"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7⅔이닝 역투 투혼을 불사른 와이스에게는 "내년에 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와이스가 바로 대답을 못 하길래 '돈이냐, 우정이냐. 선택해라' 했더니 '오, 노'라고만 하더라"라며 웃은 뒤 "미국 생각이 있는 것 같지만, 내년에도 꼭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4차전 때 마운드에서 내려가기 싫다고 손을 젓는 와이스의 모습은 영화 찍는 줄 알았다. 투지가 다르다고 느꼈고 같은 팀원으로서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1월06일 07시4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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