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에 이어 게임 구독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콘텐츠 라인업을 다각화해 멤버십 서비스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네이버는 자사 유료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게임 패스’ 혜택을 추가했다고 9일 밝혔다. PC 게임 패스는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가 제작한 고사양 게임을 콘솔 없이도 PC에서 무제한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다. 기존에는 월 9500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네이버 멤버십(월 4900원)만 가입해도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웹툰과 넷플릭스에 이어 게임까지 추가되면서 네이버 멤버십의 콘텐츠 스펙트럼이 급속히 넓어지고 있다. 특히 월정액 1회 결제로 복수의 유료 플랫폼을 묶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독계의 알뜰 패스’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게임 이용 비중이 높은 20대 남성층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이미 ‘네넷(네이버+넷플릭스)’ 제휴를 통해 멤버십 확대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 제휴 이후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1.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멤버십의 주 소비층이 아니었던 30~40대 유입이 늘며 신규 고객층을 넓히는 데도 성공했다. 네이버는 현재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와의 멤버십 연동 제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네이버의 이 같은 행보가 국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컨대 넷플릭스와 손잡으면서 웨이브·티빙 등 국내 OTT 경쟁력이 약화됐고, 이번 게임 패스 제휴도 자체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인 국내 플랫폼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만,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글로벌 구독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