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아기상어 판결, 퍼블릭 도메인 독점 위험 막은 의미 있는 판례”

1 month ago 11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더핑크퐁컴퍼니가 제기된 해외 저작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6년간 이어진 공방을 이끈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 대표에게 이번 판결의 의미와 향후 전략을 들어봤다.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이 지닌 법적·산업적 의미는.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곡의 저작권 분쟁을 넘어, 구전가요와 같은 퍼블릭 도메인을 활용한 창작물의 저작권 범위를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전가요를 조금만 변형해 독점권을 주장하는 것은 인류 문화유산 전체를 사유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원은 이를 엄격히 차단했고, 앞으로 콘텐츠 산업에서도 창작성 인정의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판례라고 생각한다.

-6년간의 긴 법정 공방이었다. 민후가 특히 중점을 둔 법리적 쟁점과 승소의 핵심 전략은.

▲가장 큰 쟁점은 원고의 편곡물이 독자적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는가였다. 이를 위해 '구전가요의 실체'를 밝히는 데 집중했다. 수십 개의 선행 자료를 수집하고, 음표·리듬·박자 단위로 비교·분석해 독창성이 없음을 입증했다. 또 창작성 인정이 남용될 경우 퍼블릭 도메인 독점이라는 사회적 해악이 발생한다는 점을 법원에 설득했다.

-이번 판결로 향후 업계나 창작자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창작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편곡이나 미세한 변형만으로는 독창성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법원이 요구하는 것은 '실질적 개변', 즉 원곡과 직관적으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의 변주다. 반대로 퍼블릭 도메인 자료를 활용하는 창작자나 기업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창작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특히 AI가 퍼블릭 도메인 자료를 활용해 음악이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시대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법무법인 민후는 IT·콘텐츠 분야 전문 로펌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승소가 민후의 전문성과 '원펌 체제'의 강점을 어떻게 보여줬다고 보나.

▲민후는 설립 초기부터 IT와 저작권 분야 사건을 많이 다뤄왔다. 영화 명량 사건, 오픈캡처 사건 등 굵직한 판례 경험이 이번 사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또 '원펌 체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중요 사건에는 전 인력이 협업해 대응한다. 리소스를 집중 투입해 치밀한 전략을 짤 수 있었고, 이런 구조적 장점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최근 글로벌 지식재산권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 민후가 앞으로 집중해 나갈 전략은.

▲AI 시대에는 창작과 저작권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AI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결과물이 어떤 권리를 지니는지가 새로운 쟁점이 될 것이다. 민후는 해외 판례와 소송 동향을 면밀히 연구하며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AI 창작물, 글로벌 플랫폼을 둘러싼 저작권·지식재산권 분쟁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텐데,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정희 기자 jhakim@etnews.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