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는 기술경쟁의 시대입니다. 수많은 빅테크 기업이 지금 이 순간도 기술과 제품을 놓고 전 세계 산업 현장에서 경쟁합니다. 그리고 이 경쟁의 현장이 바로 기술영업입니다. 기술영업은 기술적인 이해가 필요한 영업으로, 주로 기업 대 기업 간 영업에서 이뤄집니다. 기술영업 전선에서는 기업의 기술력과 실력으로 경쟁하고, 그 결과가 IT 기업이 움직이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늘날 현장에서 기술영업人들이 어떻게 경쟁하는지, 기술과 기업, 사람을 들여다보겠습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우리나라의 많은 리테일, 소비재 고객들이 AWS와 함께합니다. 일반 기업 부문도 신세계, CJ올리브영, GS리테일 등이 있고 전자상거래 부문은 쿠팡, 무신사, 우아한형제들 등의 고객사가 AWS를 사용합니다. 미국에서도 아마존이 AWS의 가장 큰 고객사며, 니먼 마커스, 나이키, 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함께합니다. 업계 최고의 기업들이 AWS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니 다른 고객들도 관심을 갖고 유입되고, 사례를 공유하고 지원하며 AWS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김도연 AWS 리테일·소비재(RCG) 총괄 / 출처=IT동아
김도연 AWS 리테일·소비재(RCG) 총괄은 AWS코리아가 설립된 2014년 11월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IBM에서 제조 및 장치 산업 고객 대상 소프트웨어 세일즈를 했고, 이후 싱가포르 국립대 MBA를 수료하고 AWS에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다고 판단해 합류했다. 김도연 총괄은 10년 6개월 간 중견 및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클라우드 도입을 지원했으며, 올해 2월부터는 새로 신설된 리테일 및 소비재 부문의 총괄로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도연 총괄과 AWS의 조직 구성부터 산업 지원, 영업 전략에 대해 포괄적으로 얘기를 나눠봤다.
초기 클라우드 시장부터 활약, 시장 커가며 AWS도 성장
김도연 총괄이 합류한 시점은 국내 클라우드의 태동기다. 아마존은 2006년에 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비즈니스인 아마존 웹서비스를 시작했고, 2012년에 서울에 AWS코리아 사무실을 개소한 뒤 2014년 초대 사장이 취임해 조직이 꾸려지던 때다. 국내 기업은 NHN의 게임 클라우드 ‘TOAST’가 막 등장하던 시기다. 대기업이 클라우드를 전사도입한 건 2018년 대한항공이 처음이니, 2014년이면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중소, 중견기업 모두 클라우드를 잘 쓰지 않았을 시기다.
지금은 모든 산업군에서 클라우드를 쓰는 게 당연하니 그가 얼마나 생태계 구축에 노력했을지 알 수 있다. 김도연 총괄은 “클라우드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더 많은 자원을 빠르게 의사결정 내릴 수 있도록 AWS의 부서도 고객중심적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현재 금융 서비스, 에너지, 자동차, 제조, 반도체, 헬스케어, 항공우주, 공공 등 산업별 부서가 있고, 올해 2월 글로벌로 리테일 및 소비재 부서가 신설돼 이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AWS 클라우드 도입에 관여하는 주요 이해 관계자 및 직군 / 출처=AWS
일반 기업에서 한 부서를 이끈다면 부서의 책임자나 관리자지만, 아마존은 ‘싱글 스레드 리더(Single Thread Leader)’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각 파트의 장이 부서의 오너(Owner)로서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다른 부서와 연계하여 협업한다. AWS의 주요 부서 구성은 세일즈 마케팅과 글로벌 서비스팀, 파트너팀, 데이터센터팀, 그리고 지원 조직으로 나뉜다. 그중 세일즈팀은 각 기업을 담당하는 어카운트 매니저와 스페셜리스트 팀, 고객 성공 팀, 솔루션 아키텍트 팀 등 고객 관리 및 지원에 대응하는 인력이 포함된다.
총괄은 각 기업을 담당하는 어카운트 매니저가 목표를 달성하고 고객 성공을 이끌도록 지원하고, 코칭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전사적으로 역량을 연결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지원은 한국 내에서 그치지 않고 본사의 산업별 팀의 지원과 자원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 규모가 큰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이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경우에도 김도연 총괄이 나선다.
광범위한 리테일 및 소비재, AWS의 세일즈 및 도입 방식은?
AWS는 산업별 고객 대응 부서가 있고, 각 부서별로도 수많은 도입 성공사례가 있다 / 출처=IT동아
AWS는 유통 소비재, 산업의 정의를 어디까지 잡고 있을까? 김도연 총괄은 “유통 소비재 영역은 신세계, CJ올리브영, GS리테일, 아모레퍼시픽 같은 기존 엔터프라이즈 산업군과 쿠팡, 무신사, 우아한형제들 등 디지털 기반 고객까지 광범위하다. 글로벌로는 니먼 마커스, 나이키, 코카콜라 등의 대형 고객들이 AWS를 활용한다. 내부 기준으로 IT 사용 규모가 큰 곳은 산업별 팀에서 맡고, 신생 스타트업이나 중소 및 중견 기업은 스타트업팀, 스케일 팀에서 맡는다”라고 정리했다.
본격적으로 AWS 클라우드의 도입 여정과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김도연 총괄은 “접근하는 대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술 부채 및 조직 관계 등으로 클라우드로의 마이그레이션(전환)이 지연된 고객이 대상이고, 두 번째는 디지털 기반의 신생 기업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시작하도록 돕는다. 경영자 대상으로는 ‘왜 클라우드인가’라고 접근하기보다는 혁신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를 먼저 묻는다. 또 실무진 수준에서는 클라우드의 기술적 장점과 운용 방식 등의 교육 세션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도입은 세일즈 팀이 고객 접점에서 영업한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소수 개별 고객을 담당하는 어카운트 매니저(AM)나 스케일 고객을 담당하는 클라우드 세일즈랩(CSR), 디맨드젠랩(DGR) 등이 수행한다. 고객 영업팀에서 고객사를 찾아 IT 전반의 상황을 진단하고 상담하는 방식”이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AWS 클라우드의 주요 도입 및 전환 과정 / 출처=AWS
이어서 “클라우드 전환을 성공하려면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 조직 전체가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가치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공감대가 형성되면 평가(Assess), 준비(Mobilize), 그리고 이관(Migration & Modernize) 총 3단계 접근법을 통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평가 단계에서는 기존 워크로드에 대한 철저한 환경 분석이 이루어진다. 어카운트 매니저는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클라우드 전환 전략을 수립한다. 준비 단계에서는 조직 구조 재정비, 인력 역량 강화, 프로그램 도입 등 디지털 전환 기반을 다진다. 이관 단계에서는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AI,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다. 전환 완료 후에는 전문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고, 지속적인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은 디지털 혁신의 시작점이며 끊임없는 현대화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AWS의 주요 MSP 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는 지난해 hy(한국야쿠르트)의 유기농 제품 플랫폼 프레딧의 AI 검색 기능 도입을 지원한 바 있다 / 출처=AWS코리아
MSP를 거치는 영업 방식은 무엇이 다를까. 김도연 총괄은 “MSP는 고객 운영 환경을 잘 이해하는 협업의 파트너로 회사의 영업 기회 창출에 기여하고 신규 도입을 가속화한다. 예를 들어 hy(한국야쿠르트)의 유기농 제품 플랫폼 프레딧은 AWS의 MSP 파트너사인 메가존클라우드가 구축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자사몰을 구축하고 AI 검색 기능을 운용하는데 메가존클라우드가 엔진을 설계, 운영, 구축까지 지원해서 론칭했다. MSP는 인프라 관리 및 제공 업무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프로젝트 구축 등도 지원한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분기별로 AWS 코리아 파트너 프로스펙팅 리그(AWS Korea Partner Prospecting League, KPPL)를 열어 파트너사들이 영업 기회를 발굴하는 것을 지원하고,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공동 판매 등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소프트웨어 판매 기업을 포함한 AWS 생태계 파트너들은 별도 파트너 포털을 통해 영업 기회를 주고받을 수 있고, 파트너가 신규 영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재원을 제공하는 마케팅 개발 펀드도 운영한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도입은 AWS의 주요 업무지만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기회를 발굴하고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 있다.
AWS코리아는 클라우드 시장 확장을 위해 장기적으로 교육 및 투자를 진행 중이다 / 출처=AWS
국내 IT 시장은 유독 클라우드 대신 IDC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보다 시스템 통합(SI)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클라우드 영업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을 텐데 어떻게 접근할까. 김도연 총괄은 “클라우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오해가 있다. 사실 클라우드로 이관할 때 어떤 아키텍처를 사용하는지, 전환 이후에 어떻게 최적화하고 운영하는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팀이 있으며 크레딧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고객들이 항상 단기적인 비용보다는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판단하도록 조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비용 말고 내부적으로도 준비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장기적으로 여러 산업군의 고객들이 클라우드를 접하도록 인력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AWS는 교육 및 자격증 부서를 통해 2017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30만 명 이상의 인력 양성을 지원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3100만 명에게 디지털 역량 교육을 제공하는 식으로 시장 생태계 구축해 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 양성에 지속 투자해 한국 클라우드 시장과 함께 고객 비즈니스가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AWS는 아마존에서 시작한 클라우드, 우리만의 강점 분명해
AWS의 국내 클라우드 점유율은 가장 높긴 하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는 물론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의 사업자와도 경쟁한다. 이들 기업들도 리테일 및 소비재 부문이 있을 터인데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는지 물었다.
AWS는 아마존 베드록 기반의 생성형 AI로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시는 간단한 정보만 기재하면 상세 페이지 및 정보를 생성하는 A+콘텐츠 자동 생성 기능 / 출처=AWS
김도연 총괄은 “AWS는 경쟁이 아닌 고객 시장 가치에 집중한다. 그래도 리테일 및 소비재 부문에 국한해서 본다면 AWS 자체가 아마존에서 시작한 클라우드라는 게 차이다. 예를 들어 AWS는 고객들이 관심 있는 아마존의 생성형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아마존 판매자들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자 아마존 베드록 기반의 비즈니스 어시스턴트인 프로젝트 아멜리아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판매자는 맞춤형 인사이트를 받고 업무 자동화까지 가능하다”라면서, “판매자들은 마케팅 및 홍보 자료도 많이 제작해야 하며 이를 위해 A+ 콘텐츠(A+ Content) 기능을 제공해 고객들이 AI로 이미지와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추가로 대화형 쇼핑 어시스턴트인 루퍼스(Rufus)를 제공해 쇼핑에 필요한 제품 비교, 리뷰 요약, 유행 기반 추천 등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기능들은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보다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쇼핑 및 운영 경험을 제공한다. 즉 아마존의 경험과 함께 서비스를 깊이 있게 제공하는 철학이 우리만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플라이휠은 고객 유입과 시장 확장에 대한 주요 철학이다.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도 궤를 같이한다 / 출처=AWS
이 철학이 아마존 플라이휠(Amazon Flywheel) 전략과도 연결된다. 아마존 플라이휠은 다양하고 좋은 상품이 있으면 고객 경험이 좋아지고, 더 많은 고객이 들어오고, 더 많은 판매자와 상품이 유입되고, 이것이 반복되며 규모의 경제를 이뤄 비용이 절감되어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아마존 비즈니스의 근간이다. 김도연 총괄은 “AWS 역시 전자상거래 기업들을 상대할 때 아마존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들 기업이 클라우드라는 도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혁신하고, 고객들만의 성장 플라이휠을 키우게 하는 것, 즉 고객의 성공을 돕는 것이 우리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AWS는 원활한 서비스 지원을 위해 한국어 고객 대응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 출처=AWS
이어서 “IT 측면에서도 플라이휠이 작용한다. 6월 말에 무신사가 무진장 2025 여름 블랙프라이데이를 했는데 20배 이상 유입에도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됐다. IT 측면에서 좋은 고객 경험은 이후 후속 유입으로 이어지고 플라이휠을 키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고객을 담당하는 어카운트 매니저와 아키텍처 및 신규 서비스 도입을 돕는 솔루션 아키텍트 이외에도 CS 조직도 별도로 있다. AWS는 2023년부터 고객지원팀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해 기술 문제가 발생할 때 한국어로 지원한다. 이런 지역 시장에 특화된 고객들을 위한 차별점도 AWS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고객의 성공을 돕고 헌신하는 조직이 AWS의 정체성
마지막으로 김도연 총괄은 클라우드 시대에서 모든 이들이 기술 인력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출처=IT동아
김도연 총괄에게 국내 클라우드 전도사로서의 목표를 물었다. 김도연 총괄은 “AWS는 조직마다 미션(Tenet)이 있다. 우리의 고객은 누구지? 왜 존재하지? 같은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올해 2월에 리테일 및 소비재팀으로 오며 클라우드를 넘어 생성형 AI 시대에 고객의 성공을 돕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통해 최종 소비자 경험을 향상하고 우리나라 리테일 및 소비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리더십 원칙에서 ‘Hire and Develop the Best’(최고의 인재로 키우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술 역량이 중시되는 오늘날의 클라우드 시대에서 모든 이들이 기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