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이 미국에서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꾸는 기술에 대한 물질 특허를 확보했다. 미국 머크(MSD)와 일본 다이이찌산쿄에 이어 추가 기술 수출 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미국 특허청(USPTO)은 15일(현지시간) 알테오젠의 SC 전환 효소인 ‘ALT-B4’ 물질 특허가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는 내용의 사전 통지 서한을 알테오젠에 발송했다. 일반적으로 수일 안에 최종 특허번호가 나온 뒤 공식 특허 등록 절차가 마무리된다.
ALT-B4는 링거 등의 형태로 맞는 IV를 SC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앞서 미국에선 공정특허만 확보했다. 이번 물질특허 확보로 후속 제형특허 등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는 전망했다.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이번 특허 등록을 통해 알테오젠 기술이 새롭고 독창적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며 “고객사인 글로벌 제약사와의 신뢰 기반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ALT-B4는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타격을 줄이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 전략’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머크는 2029년 미국 물질 특허가 끝나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IV제형에서 SC 제형으로 바꾸기 위해 ALT-B4를 적용했다. 키트루다의 지난해 매출은 41조원으로, 세계 의약품 중 1위였다. MSD는 미국과 유럽에 키트루다 SC 제형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알테오젠 경쟁사인 미국 할로자임은 키트루다 SC 제형에 대한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에 나섰다. 할로자임은 올해 4월 키트루다 SC 제형이 엠다제(MDASE)을 침해했다며 미국 뉴저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MSD는 특허 침해를 부인하고, 소송과 무효심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엠다제 특허 15건에 대한 무효심판(PGR)도 청구했다.
알테오젠은 이번 물질 특허 확보로 추가 기술 수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예상했다. 전 부사장은 “앞으로 기술 수출 협상에 더 탄력이 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물질 특허 등록이 모든 법적 리스크를 제거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국내 변리사는 “특허 등록과 침해 여부는 별도 기준에 따라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