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BUS 2025] “수업에 AI를 녹여라”… 교사들이 만든 진짜 미래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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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BUS 2025] “수업에 AI를 녹여라”… 교사들이 만든 진짜 미래 교실

  •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5.07.16 15:18
  • 수정 2025.07.16 15:32

김예지 옥천초·강수현 해운대중·이상욱 김해분성여고 교사
영어 수업부터 업무 자동화, 물리 실험까지 AI 도구 활용법 다양
"AI는 교사 판단력 기반 확장 가능한 교육 파트너"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BUS 2025’에서 김예지 옥천초 교사가 AI 융합 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BUS 2025’에서 김예지 옥천초 교사가 AI 융합 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교실에 인공지능(AI)이 들어왔다. 생성형 AI 도구로 퀴즈를 만들고 발음을 분석해 피드백하고 물리 실험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수업까지 현장 교사들은 AI를 수업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BUS 2025’ 현장에서는 AI 융합 교육을 실천 중인 교사들이 직접 자신들의 수업 사례를 공유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김예지 옥천초 교사, 강수현 해운대중 교사, 이상욱 김해분성여자고 교사는 모두 아이에답(AIEDAP) AI 융합교육 교원 마스터 과정을 이수한 현직 교사들이다. 이들은 이날 각각 초·중·고 수업 현장에서 어떻게 AI가 녹아들었는지를 실제 사례를 공유했다.

◇ “영어 발음 피드백은 AI가 대신”

김예지 옥천초 교사는 초등학생 대상 영어 수업에 AI 기반 발음 피드백 도구를 도입했다. 실제 수업에서는 수준 차가 큰 학생들에게 영어 발음이나 개별 피드백을 주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 교사는 ‘플랭 스쿨’ 에듀테크 앱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AI로부터 즉각적인 교정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했다.

또 다른 영어 수업에서는 뤼튼 AI, 네추럴 리더, 머신러닝포키즈 등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예의 있는 영어 표현 △무례한 표현을 분류하는 AI 퀴즈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먼저 도입 단계에서 “한국에서는 괜찮지만 외국에서는 무례하게 여겨질 수 있는 표현은 어떤 게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했다. 익숙한 표현이 문화권에 따라 예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의문을 갖도록 구성됐다. 학생들은 먼저 ‘뤼튼 AI’에 "영어에서 예의 있는 표현과 무례한 표현을 각각 정리해줘"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해 다양한 문장 예시를 얻었다. AI가 생성한 결과를 보고 학생들은 표현을 직접 분류해봤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어와 문장의 뉘앙스 차이를 체감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서는 ‘네추럴 리더’를 활용해 텍스트 내용을 음성으로 변환, 발음을 듣고 따라 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AI가 생성한 문장에 익숙해지는 동시에 발음을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다.

이후 머신러닝 포 키즈 사이트에 접속해 직접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예의 있는 말과 무례한 말을 음성으로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배경 소음과 함께 다양한 문장을 녹음하고 AI가 이를 ‘예의 있음’ 또는 ‘무례함’으로 구분하도록 훈련했다. 학습된 모델은 이후 테스트 문장을 듣고 스스로 판단하게 됐다. 학생들은 AI의 판단이 틀렸을 경우 데이터를 보완해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는 과정을 반복했다.

김예지 교사는 “학생들이 예의라는 개념을 AI와 함께 탐색하면서, 단어 선택과 표현 방식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함께 협업하는 학습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변화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AI를 수업에 활용하는 것이 처음에는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여러 도구들을 교육과정에 녹여보면서 점차 학습자 맞춤형 수업 설계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며 “학생들의 미래 교육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데 많은 선생님들이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BUS 2025’에서 강수현 해운대중 교사가 AI 융합 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BUS 2025’에서 강수현 해운대중 교사가 AI 융합 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 보조 교사 AI로 업무 효율화… “퀴즈 생성부터 진로 체험활동까지”

강수현 해운대중 교사는 여러 가지 AI 도구를 학교 업무에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실제 강 교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교과서 내용을 기반으로 퀴즈를 자동 생성하고 구글 앱스 스크립트를 연계해 설문지 제작까지 자동화했다. 아울러 진로 체험 활동 배정, 출석부 작성 등 복잡한 업무도 AI 자동화 도구를 활용해 간소화,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AI 활용을 집중했다.

이날 강 교사는 AI 도구로 업무를 효율화한 실제 자신의 사례를 영상으로 보여줬다. 강 교사는 수업에 사용한 학습지를 AI에게 입력하고 “단답형, 서술형, 오지선다형을 포함한 퀴즈를 만들어달라”는 프롬프트를 작성해 문제를 생성했다. 이어 생성된 문항들을 구글 앱스 스크립트와 연동해 학생용 설문지와 교사용 결과 확인 링크까지 자동으로 생성했다.

강수현 해운대중 교사가 미래 직업 퀴즈를 AI 도구를 활용해 자동화했다. /구아현 기자

강수현 해운대중 교사가 미래 직업 퀴즈를 AI 도구를 활용해 자동화했다. /구아현 기자

그는 “기존에는 교사가 일일이 문항을 만들고, 구글 설문지에 옮겨야 했지만 이제는 수업 자료 기반 퀴즈, 자동 입력, 자동 링크 생성까지 한 번에 가능해졌다”며 “AI가 실제 시간을 엄청나게 절약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 업무에서도 AI는 강력한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강 교사는 진로 체험 활동에서 학생 배정표를 만들고 프로그램별 출석부를 작성하는 복잡한 과정을 자동화했다. 강 교사는 엑셀 기반의 배정표 예시를 보여주며 “이전에는 교사들이 수작업으로 프로그램별로 학생을 나눴지만 지금은 간단한 프롬프트만으로 배정 알고리즘을 구현하고 자동으로 반영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코드 작성은 대부분 챗GPT에게 맡기고 교사는 검토 및 수정만 담당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 그는 ‘노트북LM’ 도구를 활용해 진로 교육 관련 운영계획서와 같은 복잡한 문서들을 요약하고 오디오 팟캐스트 형식으로 변환해 청취 중심 자료로 재가공한 사례도 소개했다.“많은 교사들이 방대한 문서에 부담을 느끼지만 이 도구는 마인드맵 생성부터 팟 캐스트 방송식의 자료까지 구현 가능해 실제 컨설팅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심리 테스트 기반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거나 수업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퀴즈 게임을 직접 생성해 수업 몰입도를 높였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BUS 2025’에서 이상욱 김해분성여자고 교사가 AI 융합 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AI BUS 2025’에서 이상욱 김해분성여자고 교사가 AI 융합 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 에듀테크 활용 종이 없는 물리 수업 실천

물리 수업을 맡고 있는 이상욱 김해분성여자고 교사는 모든 수업을 전자기기로 진행하고 있다. 그는 “종이 없는 수업을 실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은 각자 디지털 기기를 통해 수업 자료를 열람하고 AI 도구를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실시간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이 교사는 AI 도구를 활용해 물리 실험 시뮬레이션을 제작했다. 진자의 운동, 전기력 계산, 빛의 굴절과 같은 물리 개념을 시각화한 시뮬레이션을 단 10분 만에 만들 수 있었다. 이 방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학생들도 이러한 실험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주도형 실험 기획을 할 수 있었다.

이상욱 김해분성여자고 교사가 수업에서 활용한 AI 기반 시뮬레이션 구동 화면. /구아현 기자

이상욱 김해분성여자고 교사가 수업에서 활용한 AI 기반 시뮬레이션 구동 화면. /구아현 기자

물리 실험도 학생들이 가상으로 했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실험 아이디어를 예비 보고서로 작성한 뒤 챗GPT에게 “이 실험을 가상으로 수행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묻고 그 답변을 바탕으로 결과 보고서를 완성했다. 그는 “가상 실험을 통해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실험을 할 수 있다”며 “또 학생들이 가상 실험을 쉽게 할 수 있게 되면서 탐구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교실 토론은 모든 학생에게 발언 기회를 주고, 교사가 피드백을 제공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실제로 운영하기 어려운 수업 유형 중 하나다. 이 교사는 이 문제를 AI 도구와 채팅 도구를 활용해 극복했다. 학생들은 2인 1조로 구성돼 챗GPT에게 ‘찬반이 나뉘는 토론 주제’를 요청한 뒤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실제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이 끝나면 대화 내용을 저장하고 챗GPT에게 첨부해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평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주장과 논리를 AI로부터 객관적으로 피드백받을 수 있었고 교사는 개입 없이도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점검할 수 있었다.

입시 상담도 챗GPT을 활용했다. 이상욱 교사는 300페이지가 넘는 입시 자료를 나만의 AI챗봇에 업로드하고 학생과 챗봇, 그리고 교사가 함께 대화를 나누는 ‘3자 입시 상담 모델’을 구현했다. 학생은 자신의 희망 전공이나 성적 정보를 입력하고 챗봇과 상담한 뒤 교사는 그 결과를 검토해 보완적인 조언을 해주는 방식이다.

이 교사는 “모든 대학, 모든 전형을 교사가 꿰고 있을 수는 없다”며 “AI는 교사의 상담 부담을 덜고 학생에게 보다 빠른 정보 접근을 제공할 수 있는 실용적 도구”라고 말했다.

이상욱 김해분성여자고 교사가 만든 복습형 게임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구아현 기자

이상욱 김해분성여자고 교사가 만든 복습형 게임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구아현 기자

또 이 교사는 수업 후 복습을 AI 게임 생성 도구를 활용해 게임으로 구성했다. 이 툴은 교과서나 학습지를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퀴즈와 맵을 생성해주며 학생들은 마리오 스타일의 게임 화면에서 문제를 풀며 자연스럽게 학습 내용을 복습하게 된다.

이 교사는 “AI는 정보의 바다에서 일렁이는 파도가 아니라 쓰나미급 변화”라며 “교사가 중심을 잡고 변화를 주도해야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도구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교육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목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며 “AI는 그 자체로 완성형이 아니라 교사의 판단과 설계력을 기반으로 확장 가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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