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딛고 돌아온 황동하 "횡단보도 두렵지만…공격적 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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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횡단보도 건너다가 교통사고…137일 만에 1군 복귀

이미지 확대 교통사고 불운 떨쳐내고 1군으로 돌아온 KIA 황동하

교통사고 불운 떨쳐내고 1군으로 돌아온 KIA 황동하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IA 황동하가 2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병상에 누웠던 황동하(23·KIA 타이거즈)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고 1군으로 돌아왔다.

KIA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오른손 투수 황동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황동하가 1군으로 복귀한 건, 5월 9일 이후 137일 만이다.

매우 특별한 복귀다.

황동하는 5월 8일 오후 인천 연수구 원정 숙소 근처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에 부딪혀 허리를 다쳤다.

불펜으로 개막을 맞아 4월 말 선발로 보직을 변경해 의욕적으로 다음 등판을 준비하던 황동하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된 그는 요추 2번과 3번 횡돌기 골절 진단을 받고, 6주 동안 보조기를 착용했다.

몸도 마음도 다쳤지만, 황동하는 다시 일어났다.

9월 16일 롯데 자이언츠와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해 ⅔이닝(1피안타 2볼넷 3실점)을 던지더니, 1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는 2이닝(2피안타 2실점)을 소화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황동하에게 1군 등판 기회를 주기로 했고, 이날 엔트리에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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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하는 황동하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1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5.3.16 iso64@yna.co.kr

1군 동료들과 만나 밝은 표정으로 훈련한 뒤 취재진과 만난 황동하는 "허리와 팔, 다리에 통증은 없다. 그런데 아직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몸이 무딘 느낌이다. 재활군, 2군에 있던 시간이 길어져 지금 긴장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 시속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진 황동하의 최근 2군 경기 최고 구속은 시속 143㎞였다.

황동하는 "공백기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구속"이라며 "내게는 지금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더 열심히 하면 내년에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직 마음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았다.

황동하는 "공 던지는 것에 두려움은 없는데, 횡단보도를 건널 때 두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주위 모든 사람이 황동하의 '완전한 회복'을 돕고 있다.

황동하는 "가족, 친구들 덕에 병원 생활을 잘 견뎠다. 이범호 감독님, 심재학 단장님 등 많은 분이 꾸준히 연락을 주셨다.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올해 1군에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1군에도 불러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가 1군에서 시즌을 마쳤으면 했는데, 다행히 오늘 1군에 왔다"며 "남은 시즌에는 1이닝씩 던지게 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다시 선발 경쟁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황동하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머릿속이 하얗게 될 것 같다. 부진한 투구를 할까 봐 걱정도 된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내 장점인 공격적인 투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올해 황동하에게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병상에서 일어나 1군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황동하는 KIA 팬들에게 1승 이상의 감동을 선물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9월23일 18시0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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