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허위조작정보 규제 성패는 집행에

2 hours ago 1

허위조작정보 규제를 담은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을 놓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온라인 입틀막법'이라는 프레임이 확산됐고, 법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에 13만명 넘게 참여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진화에 나섰다. 허위조작정보 판단은 정부가 아닌 플랫폼 자율정책에 맡겨져 있고, 혐오표현은 법률에 보호대상과 행위유형이 한정돼 있으며, 플랫폼에 삭제를 강제하거나 과징금·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규정은 없앴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등 사적 메시지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불안이 커진 데는 입법 과정의 탓도 있다. 법안 초안에는 플랫폼 사업자에 과징금을 물리는 조항이 담겼고, 이는 플랫폼이 제재를 피하려 게시물을 무차별 삭제할 것이라는 공포의 근거가 됐다. 해당 조항은 개정 과정에서 삭제됐다. 하지만 플랫폼을 압박해 게시물을 걸러내려 했던 초안의 취지가 법 집행 과정에서 살아날 수 있다는 불안은 남았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는 해명 자료로 풀 수 있지만, 제도에 대한 불신은 정상적인 집행으로만 풀 수 있다. 규제의 실효성은 처벌 조항의 세기가 아니라 집행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

법의 구조상 허위조작정보 판단은 플랫폼 자율에 맡겨져 있다. 정부는 관리자의 역할을 맡았다. 플랫폼이 법적 위험을 피하려 게시물을 과도하게 삭제하지는 않는지, 반대로 명백한 허위정보를 방치하지는 않는지 살피는 일은 오롯이 방미통위 몫이다.

첫 사례가 중요하다. 초기에 자의적이거나 들쭉날쭉한 집행이 나타나는 순간, 그동안의 해명은 무력해지고 '검열' 프레임은 사실이 된다. 반대로 명확한 기준과 절차가 초반부터 축적되면 논란은 자연스럽게 잦아들 것이다.

방미통위 앞에는 유료방송 구조개편, 미디어 거버넌스 재편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과제가 줄줄이 놓여 있다. 이번 집행에서 쌓는 신뢰가 이들 과제를 풀어갈 밑천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