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딥노이드 등 의료AI 기업 대거 참가
2개팀 선정해 B200 GPU 256장씩 지원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특화 AI) 공모가 그래픽처리장치(GPU)만 제공하는 한정적인 구조에도 두 자리 수 참가자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의료·법률 등 특정 도메인에서 이미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AI 기업들이 최신 GPU 지원을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로 판단하며 대거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양재엘타워에서 열린 인공지능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 설명회 현장.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https://image.inews24.com/v1/869350855a6aaa.jpg)
17일 업계에 따르면 특화AI 공모는 지난 13일 신청 접수를 마감했으며, 의료·제약·바이오 분야 기업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루닛, 딥노이드, 정션메드, 바이오넥서스 등 의료·제약·바이오 분야 AI 기술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안다"며 "해당 분야는 이미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특화 모델을 개발하기에 최적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아 최고 성능의 B200 GPU 지원이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화 AI 공모는 의료, 법률, 제조 등 특정 산업 분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도메인 맞춤형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이다. 기존의 ‘독자AI’가 범용 대형 모델을 장기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사업은 짧은 기간 내 실질적인 산업 적용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은 총 350억원 규모로, 최종 선정된 2개 팀에 엔비디아 최신 GPU인 B200을 각각 256장씩 지원한다. 사업 기간은 2025년 1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약 10개월이며, 5개월 후 중간평가를 통해 2단계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과기정통부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기술력·개발 경험(30점), 개발 목표(30점), 시장성·파급효과(40점) 등을 중심으로 서면평가와 발표평가를 진행한다. 최종 2개팀 선정 결과는 이달 말 발표한다.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양재엘타워에서 열린 인공지능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 설명회 현장.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https://image.inews24.com/v1/17e8ca3cf58303.jpg)
의료 AI 기업 '총출동'…독자AI 탈락 기업 '설욕전'
유력 후보로 꼽히는 루닛은 뉴질랜드 영상 암진단 기업 '볼파라' 인수를 통해 1억 장 이상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암 등 각종 질환에서 나온 방대한 의료 영상과 임상 데이터를 학습한 의료용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중이다.
딥노이드는 의료 영상 판독 AI 분야에서 국내 시장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생성형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생성 솔루션 'M4CXR'이 지난 8월 식약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다기관 임상에 착수했다.
바이오넥서스는 2024년 설립된 바이오 AI 스타트업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바이오·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정션메드는 AI 음성인식 기반 시니어 건강관리 서비스 '케어봄'을 운영하며 시니어 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루닛, 바이오넥서스, 정션메드 등은 지난 독자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공모에서 탈락한 기업으로 이번 특화AI 공모가 재도전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 솔트룩스, 코난테크놀로지, BHSN, 서울대산학협력단 등 공공·금융·제조·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 강점이 있는 AI 기업들이 도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독자 AI는 범용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 리스크가 크지만, 특화 모델은 자신들이 잘 아는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더 실용적"이라며 "이번 사업은 확보한 데이터와 실제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