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국내 기업만큼이나 바이오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지방자치단체 노력도 눈에 들어왔다. 서울 노원구, 강원 춘천시, 대전광역시 등의 수장이 미국 보스턴을 찾아 기업 유치, 글로벌 협력 등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지역 바이오 역량 강화에 애쓰는 모습은 당연히 칭찬받아야 한다. 다만 중앙정부 역할이 아쉽다. 올해 1월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내건 핵심과제 중 하나는 바이오 클러스터 협의체 구성과 각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버츄얼 플랫폼 구축이다. 대한민국에만 20개가 넘는 바이오 클러스터가 존재하고, 각 클러스터마다 소관 주체가 다르다보니 기능이 유사·중복된 탓이다.
우려는 국가바이오위원회로 이어진다. 지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와 국무총리 주재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모두 설치됐는데, 두 기구 역할이 중첩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기구 운영 방향에 대해 아직 새 정부가 제시한 것은 없다.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에 정책 역량이 집중되며 바이오산업은 후순위로 밀리는 모양새다.
이번 바이오 USA에서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인도 등 중국을 제외한 '빅5' 국가가 모여 바이오공급망 내 각 국가 역할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가 의견을 주고받아야 할 중요한 자리인데 우리는 민간기관인 한국바이오협회가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가 현장을 찾지 않은 탓이다. 세계 바이오산업 내 한국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중국은 올해 바이오 USA에 국가관을 운영하며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경각심을 가지고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보스턴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