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자영업·소상공인 정책 공약과 개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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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장·인스타페이 대표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장·인스타페이 대표

◇후보자들의 자영업자 공약 정리

이재명 후보의 자영업자 정책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야기한 원인에 따른 단기대책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장기대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단 단기적인 대책으로는 코로나 당시 정부의 대여금 정책으로 부채만 늘어 났기 때문에 배드뱅크를 설립해 이를 양도하게 함으로써 채무를 조정하고, 지역화폐, 온누리상품권 발행량을 늘려서 소비를 늘리고, 12·3 비상계엄으로 손해를 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자영업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각 지역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폐업지원과 함께 재도전 지원을 제도화할 것을 공약의 핵심내용으로 발표하였다.

김문수 후보는 단기적으로는 이자감면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온누리상품권 발행량을 늘리고, 카드사용에 대한 공제액을 40%에서 50%로 확대하고, 공과금, 보험금 등 50만원 직접 지원하는 대책을 제안하였으며, 구조적으로는 대통령직속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단'을 설치하고, 전용 국책은행을 설립하여 생애주기에 맞는 금융상품을 개발하여 지원하는 공약을 발표하였다.

◇소위 호텔경제학에 대한 변명

(한국핀테크연구회 제공)(한국핀테크연구회 제공)

지난 18일 공개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군산유세 중 지역화폐로 인한 경제효과를 설명한 내용에 대해 이준석 후보가 '호텔경제학'이라면서 '무한동력 경제'라는 것이냐라고 지적하면서 경제학 논쟁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지역화폐가 단기적인 대책으로 역내에서 소비를 진작시키고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엄밀하게 수치화되지는 않았지만 경험칙상 경기순환을 통한 다양한 승수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언론에서도 회자되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깨진 유리창의 역설'을 들어 비판하면서 국힘당도 논쟁에 가세하였다. 국민의힘과 이준석 후보는 케인즈의 승수효과까지 등장시키면서 이재명 후보가 경제(학)에 대해 무지하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지역화폐가 실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모든 수입을 소비에 사용한다는 전제에 대해 소득의 승수효과에 대한 이론으로 이를 반박하거나 소득이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깨진 유리창 역설'이나 호텔예약을 취소할 경우 호텔주인은 사용한 10만원에 대해 다시 침대 구매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예를 들어 무지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상식적인 사례로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를 설명하면서 수치 자체를 이해하기 쉽게 소득 전부인 10만원을 소비한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지역화폐의 효용성 자체를 비판하거나 이재명 후보가 경제(학)에 무지하다는 비판을 하는 것은 사실 온당하지 못한 비판이다. 이재명 후보는 기실 다음과 같은 몇가지 경제현상에 대해 설명하고자 지역화폐의 효과를 위와 같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역화폐를 지급하게 되면 일회성 소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순환을 통해 효과가 지역경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일부 역내를 넘는 효과를 포함한다)을 승수효과로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 생산주체가 생산한 것을 바로 소비하고 멈추는 것보다는 다른 것으로 변환시키는 경우 가치가 더 부가될 수 있다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개인이나 기업이 소득을 자신의 금고에 넣어 두고 소비나 투자를 하지 않는 경우 보다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소비나 투자를 함으로써 경제순환을 통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유보자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결국 같은 내용이다.

사실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지역화폐의 필요성을 위와 같이 다양한 측면에서 경제순환의 효과로 설명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경제주체들의 행동은 현실의 다양성 만큼이나 복잡하므로 모든 내용이나 변수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굳이 '호텔경제학'이라고 이름짓고 경제학적인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보다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소비 진작책으로 약속한 온누리상품권과 이재명 후보의 지역화폐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경제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된다. 경제학적으로 체계적인 내용을 확인하려면, 아래 경제순환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멘큐의 경제학에서 정리하였다. 이재명 후보의 지역화폐 발언 내용을 경제순환 그림에 비추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호텔예약, 침대·치킨·문구류 구매가 순차적으로 발생할 때 각 재화의 구매에 따른 경제순환과 가치창출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ET시론] 자영업·소상공인 정책 공약과 개선 방향

◇자영업자 공약과 구조적 문제 해결

자영업자의 문제는 단기적으로 소비부족을 어떻게 진작시키고, 장기적으로 자영업자 규모나 소득 유지 등이 지속가능한지와 앞에서 정리한 후보자들의 공약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검토할 것이다.

먼저 경기불황과 소비부족 문제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소비부족은 가계의 소득 감소와 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유한 아파트 등 투기적 자산가치가 하락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함에 따라 소비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역화폐나 온누리상품권 등 발행을 통한 소비진작은 단기적으로 지역상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효과가 지속되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배드뱅크 설립과 채무조정 등을 통한 대첵과 함께 자영업 자체의 경쟁력 향상과 비전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당면한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위기의 정체, 현황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한국의 자영업자는 개인사업자 809만개 법인사업자 161만개, 전체 사업자 970만개 중에서 자영업자는 5,665,000개(2024년 말)이므로 58.4%다. 사실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반면 혁신형 기업(opportunity startup)의 경우 22%에 불과하다. 고용이 확장되고 기업이윤이 높을 때를 상정하여 현재의 자영업 불황을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거나 이른 전제로 후보자들이 자영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공약하는 경우 임기내 자영업자들에 대한 정책 효과는 단기적이고 위기는 항상적일 것이다.

2016년경 창조경제연구회가 자영업자들의 문제를 분석하면서 당시 자영업을 창업하는 경우 예상 손실이 1,700만원이었다. 반면, 당시 기준으로 자영업자가 30% 감소할 경우 예상 수익이 7,000만원이 되었다. 결국 은퇴자들이 혁신형 기업에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자영업으로 유입되는 것을 감소시켜야 하며, 기존 자영업자들이 소프트랜딩할 수 있도록 채무 면책 등 채무조정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제도적으로 배드뱅크 설립을 통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푸드테크 등 기술기반의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하여 단지 주어진 상권에서만 영업이 제한되는 한계를 극복하고 자영업의 주요한 영역인 음식과 식문화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요즘 K푸드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도 자영업 대상이 단순히 내국 소비에만 기대지 않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전북에서 산학관이 협력하여 선도적으로 실험하고 있는 향토지식재산재창조 사업도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다음 정부는 당장의 자영업 위기를 넘기는 것 뿐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 향상과 산업구조를 조정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당 후보들의 정책은 나름 장단기 대책을 망라하고 있으나 위기의 실체를 직시하고 구체적이고 유효한 정책을 강구하는 데는 미흡해 보인다. 김문수 국힘당 후보의 대책에 비해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역화폐로 역내 경기 활성화 등 다양한 실험을 하여 경험을 축적한 이재명 후보가 준비된 후보로서 배드뱅크 설립을 통한 채무조정, 재기지원에 K푸드 등 푸드테크 산업육성 등 공약이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기회로 할 수 있지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물론 누가 당선되더라도 상대당의 공약도 공유하게 되지 않을까.

◇2025년 6월 4일,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짧고 거친 봄이 가고 5월의 여름이 왔다. 거리에는 한줄기 희망의 줄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아침이다. 12·3 계엄의 터널을 넘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이다. 2025년 6월 4일,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열심히 경쟁하고 한마음으로 출발해야 한다. 경쟁은 배제가 아니라 협력을 전제로 한다. 경쟁은 분리가 아니라 통합을 지향한다. 새로운 진짜 대한민국이다.

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장·인스타페이 대표 law@cyb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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