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개그계 대부' 전유성을 떠나보내는 날, 하늘도 함께 울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고 전유성의 유골을 담은 장례차량은 KBS 곳곳을 방문했다.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전유성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고인의 장례는 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졌다.
개그맨 이홍렬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녹화 스튜디오에서 엄수된 개그맨 전유성 노제에서 영정을 운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개폐식은 개그맨 김학래가 맡았고, 이수근이 영결식을 진행했다. 최양락은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고, 이홍렬·김신영은 추도사를 읽었다.
이홍렬은 추도사에서 "선배님은 무대와 안방, 라디오와의 영화 그리고 거리의 공연까지 경계를 허물며 한국 코미디의 지형을 새로 그리셨다"라며 "개그맨이라는 말을 대중 속에 뿌리내리게 하셨고, 공개 코미디의 바람을 일으켜 더 많은 관객이 웃음의 주인이 되게 하셨다. 선배님이 남긴 발자취는 지금도 우리 업의 교과서"라고 추억했다.
이어 "선배님은 특히 책을 통해 다가오신 분이다. 수십 년 전 '홍렬아 주소 불러봐 책 보내주게' 하시던 그 목소리를 저는 평생 잊지 못할거다. 선배님에게 코미디는 무대만이 아닌 기록으로 남아 영원히 읽히고 기억되어야 할 문화"라고 전했다.
이홍렬은 "선배님은 엄격하셨지만 따뜻하셨다. 오늘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지만 그분이 만든 길 위에 서 있다. 남겨주신 웃음과 말씀은 우리의 가슴과 무대 위에서 계속 살아서 숨 쉴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의 어른 전유성 교수님"이라고 말문을 연 김신영은 "교수님은 제게 제자를 넘어서 친구라고 불러주셨고 그 따뜻한 마음 저는 평생 간직하겠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모든 이들이 허무맹랑하다고 했던 아이디어를 밤새 즐거워해주던, 아무것도 아닌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분"이라며 "어린 제자라도 존중해 주시던 분, 그분이 바로 우리 교수님이셨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김신영은 "저에게는 병원에서 4일이 40년 중에 가장 진실되고 진심이었다"라며 "꼭 다음 생에도 교수님으로 나타나주세요"라고 했다.
김정렬은 영정사진 앞에서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숭구리당당' 퍼포먼스를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사흘간 빈소에는 심형래, 유재석, 강호동, 김용만, 남희석, 이경실, 지석진, 신봉선, 이봉원, 이수근, 김경식, 이동우, 윤성호, 오나미, 허경환, 김지민 등 수많은 후배가 찾아와 조문했다. 배우 송승환, 가수 서수남, 박상철 등도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고인의 유골을 담은 장례차량은 고인이 생전 활발하게 활동했던 서울 여의도 KBS를 찾아 노제를 진행했다. 장례 행렬은 KBS 본관 주변을 거쳐 '개그콘서트'를 촬영했던 스튜디오 등을 돌았다.
노제에는 이홍렬, 김학래, 엄영수, 남희석, 이봉원, 김수용, 최양락, 팽현숙, 박성광, 정종철, 박준형, 송준근, 이영자, 김원효, 심진화 등 100여명의 코미디언들이 참여, 전유성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개그맨 최양락, 이봉원, 남희석 등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녹화 스튜디오에서 개그맨 전유성 노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녹화 스튜디오에서 개그맨 전유성 노제가 엄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제 진행을 맡은 박준형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떻게 보면 평생 우리의 삶의 터전이 된 우리 직장을 만들어주신 전유성 선배님께서 이제 고인이 되셔서 가시는 마지막 무대"라며 "선배님 모실 수 있음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존경을 담아 마지막 인사드린다"라며 묵념했다.
이어 "이렇게 엄숙하게 가실 거 안 좋아하실 것 같아서, 너무 고맙다고 큰 박수 한 번 드리는 시간 가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고, 다함께 박수로 대선배 전유성을 떠나보냈다.
장지는 고인이 2018년부터 입원 전까지 머물렀던 전북 남원이다.
1949년생인 전유성은 지난 25일 오후 9시께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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