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 시대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구현을 위한 핵심 요소'로 '에너지 효율화 전략'을 꼽았다.
AI 데이터센터가 촉발한 '전력 소비 급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전력 인프라 및 냉각 솔루션 도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자신문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25 데이터센터 서밋 코리아'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LG전자,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넷앱, 메가존클라우드 4개사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를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발표자들은 AI 데이터센터에 맞는 새로운 인프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력 소모량이 기존 데이터센터의 8배에 달하는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발표자들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저전력 서버',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최신 기술인 '수랭식 냉각 장치' 등을 소개했다.

이명규 LG전자 팀장은 데이터센터 냉각 장치의 최신 동향과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팀장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는 랙당 10~15㎾(킬로와트)였지만,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로드맵에 따르면 블랙웰 GB200은 랙당 130㎾, 루빈은 랙당 600㎾를 소모한다”며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냉각 기술의 변화도 함께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냉각 기술로는 공기를 이용하는 공랭식과 물이 지나가는 배관을 통한 수랭식이 주로 사용되는데, 수랭식이 공랭식보다 효율은 뛰어나지만 물 자원이 여유로운 환경이 아니라면 공랭식이 주로 쓰인다”고 부연했다.
LG전자는 급증하는 AI데이터센터 발열을 잡기 위해 기술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 팀장은 “액체냉각 솔루션인 냉각수 분배 장치(CDU)의 경우 내년까지 1.4㎿(메가와트)급을 개발 완료할 계획”이라며 “최신 냉각 장치부터 제어 장치까지 모두 제공해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준범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컨설턴트는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위한 인프라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PUE)는 보통 1.1~1.5로, PUE 범위가 1.5~2.0인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욱 중요하다”며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의미인 1.0에 가까워지기 위한 인프라 부품들이 지속 개발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AI 플랫폼 라인업을 새롭게 개편했다. 기존 컴퓨트, 스토리지, AI옵스로 구성된 AI 플랫폼에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저전력 장비와 데이터 오케스트레이션을 위한 제품을 추가했다.
강 컨설턴트는 “저전력 Arm 서버인 '그린코어'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해머스페이스'를 통해 지속가능한 AI 인프라까지 고려한 AI 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화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황성우 넷앱 상무는 “AI 시대에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안전한 데이터 보관·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보안의 핵심은 데이터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공격 감지 시간이 지연될수록 잠재 피해량이 커지지만, 많은 기업들이 공격을 감지하지 못 하거나 감지하더라도 그 내용을 모르는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넷앱은 데이터 해킹에 대한 감지와 담당자 알림, 데이터를 해킹 전 시점으로 백업하는 등 기능을 갖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황 상무는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으나, 양자 컴퓨팅 발전 후에는 현재 암호화된 데이터도 해킹될 우려가 있다”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대응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수영 메가존클라우드 리더 역시 “AI 데이터센터 등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너무 많아지면서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며 “AI 기술로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도 많아지면서, AI 보안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최근 AI를 위한 보안 프레임워크인 '헤일로(HALO)'를 발표했다. AI 위협에 따라 AI 보안 체계가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 맞춤형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위 리더는 “시큐리티는 시스템 설계부터 보안 강화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헤일로는 보안 설계부터 시작하는 '시큐어 바이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이를 통해 AI 모델,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인프라 영역에서 계정 보안이나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등에 대한 보안 거버넌스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