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시절 박동원에게 시구…LG 입단해 주축 선발 성장
다승 공동 9위·평균자책점 11위로 순항…"신인상 수상 욕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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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좌완 투수 송승기가 안산 삼일초 6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2014년 8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앞두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 채널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왼손 투수 송승기(23)는 염경엽 LG 감독, LG 주전 포수 박동원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송승기는 안산 삼일초 6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2014년 8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했다.
당시 홈 팀 넥센은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초등학생에게 시구 기회를 주는 '어린이 투수왕 선발대회' 이벤트를 했다. 송승기는 왼손으로 시속 90㎞의 직구를 던져 당당히 1위에 오른 뒤 시구 기회를 잡았다.
당시 넥센을 지휘했던 지도자는 염경엽 감독이었고 송승기의 시구를 받은 넥센의 선발 포수는 박동원이었다.
송승기는 시구한 뒤 박동원으로부터 시구한 공을 건네받기도 했다.
그날의 기억은 송승기의 뇌리에 단단하게 각인됐다. 그리고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꼭 프로 선수가 돼 마운드를 다시 밟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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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좌완 투수 송승기가 안산 삼일초 6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2014년 8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 채널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큰 꿈을 품은 송승기는 무럭무럭 자랐다. 그리고 2021년에 열린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전체 87번째로 LG의 지명을 받고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다.
2022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송승기는 2023년까지 1군에서 총 8경기에 등판한 뒤 상무에 입대했다.
그리고 제대 후 합류한 올 시즌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꿰찬 뒤 꽃망울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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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선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그는 6⅔이닝을 4피안타 9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한 경기에서 9개 탈삼진을 기록한 건 데뷔 후 처음이었다.
특히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 잡아낸 삼진이 돋보였다.
그는 이지영을 상대로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과감하게 바깥쪽 낮은 코스로 시속 147㎞의 묵직한 직구를 던져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그는 시즌 5승(3패)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2.83으로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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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좌완 투수 송승기(가운데)가 안산 삼일초 6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2014년 8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한 뒤 당시 넥센 선발 포수 박동원(오른쪽)으로부터 시구한 공을 받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 채널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경기 후 만난 송승기는 "염경엽 감독님이 공격적인 투구를 하라고 주문했고, 구석에 잘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지영 선배를 상대로 다행히 공이 구석에 잘 꽂혀서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 시즌 초반엔 등판할 때마다 긴장이 많이 됐는데, 이젠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며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임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11년 전 시구했던 상황을 묻는 말에 껄껄 웃은 뒤 "당시 (홈팀) 넥센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어린이에게 시구 기회를 줬다"며 "시구하고 싶은 마음에 내가 (초등학교 야구부) 선수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참가해서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당시 시속 90㎞의 공을 던졌는데, 시구자로 뽑힌 뒤엔 야구부 선수라고 말씀드렸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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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LG 트윈스 송승기가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SSG 랜더스전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5.25. cycle@yna.co.kr
11년 전 수줍게 공을 던지던 어린이는 어느덧 프로야구 신인왕을 노리는 기대주로 성장했다.
그는 올 시즌 신인왕 수상 욕심을 묻는 말에 송승기는 "수상이나 개인 성적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송승기는 신인왕 경쟁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수상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는 올 시즌 다승 공동 9위, 평균자책점 11위를 달린다. 신인상 수상 자격을 갖춘 선수 중에선 모두 1위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5일 18시1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