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투석 확 줄일 '게임체인저' 신장약 나오나

5 hours ago 1

지난 5일 열린 유럽신장학회 기조 강연에서 베링거인겔하임의 만성신장질환 치료제 임상에 참여한 의료진이 효능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지난 5일 열린 유럽신장학회 기조 강연에서 베링거인겔하임의 만성신장질환 치료제 임상에 참여한 의료진이 효능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신장약 두 종류를 함께 썼더니 신부전의 원인인 단백뇨(단백질이 소변에 섞이는 것)가 52% 줄어들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신장학회(ERA) 둘째 날인 지난 5일. 강연장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의약품을 만성신장질환 환자 800명에게 비교 투여한 대규모 임상 결과가 공개된 순간이다. 혈액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투석이나 이식으로 가는 환자를 줄일 만큼 의미 있는 임상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만성신장질환 ‘게임체인저’

환자 투석 확 줄일 '게임체인저' 신장약 나오나

ERA는 세계 110개국 이상에서 9000명 이상의 전문가, 270개 이상의 기업과 단체가 참여한 유럽 최대 규모 신장질환 학술대회다. 국내 환자가 400만 명이 넘는 만성신장질환부터 희소 신장질환 등 신장과 관련된 학술적 논의가 오갔다.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은 널리 쓰이는 신장약 중 두 가지인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와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의 병용임상 결과를 이날 처음 발표해 주목받았다. 케렌디아는 염증을 줄여주는 MRA 계열 약이며, 자디앙은 나트륨 흡수 조절로 신장(사구체) 부담을 줄여주는 SGLT2 억제제다. 발표를 맡은 라지브 아가왈 미국 인디애나대 의대 교수는 “약물을 각각 썼을 때보다 단백뇨가 30%포인트 감소했다”며 “치료 후 목표 단백뇨 감소량에 도달한 환자 비율도 50%에서 70%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단백뇨는 신장병의 심각성을 보는 지표다. 황원민 건양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는 “투석과 이식을 미루거나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놀라운 수준”이라고 했다.

같은 날 비만약 및 당뇨약 성분으로 잘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가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장기 추적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피터 로싱 덴마크 스테노당뇨병센터 교수는 35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3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가 사망 위험률을 20% 감소시켰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출격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학회에 부스를 열고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나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희소 신장질환인 비전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치료제 에피스클리를 유럽 7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2023년 첫 출시 이후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에서 경쟁 바이오시밀러를 제치고 시장 1위를 수성 중이다. 길지훈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는 “동일 성분의 오리지널약 대비 30% 이상 저렴한 약가를 경쟁력으로 앞세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부스를 열고 신약 울토미리스 홍보에 열을 올렸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정맥주사 투약 간격을 2주에서 8주로 크게 늘린 울토미리스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빈=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