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 힘입어 할리우드 영화 해외 촬영지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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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미디어 행사에서 주연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영화는 호주에서 제작됐으며 헴스워스도 호주 출신이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국 영화 100% 관세 부과 발표에 할리우드 영화 주요 촬영지인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가 자국 영화 산업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현지 AAP 통신에 따르면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전날 "호주 영화산업의 권리를 위해 단호하게 나설 것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버크 장관은 관세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영화산업 지원 기관인 '스크린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와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도 이날 호주가 여전히 미국과 함께 훌륭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고 공영 ABC 방송에 말했다.
웡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화 관세가 어떻게 작동할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세때문에 결국 영화 관객이 실망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의 메시지는 우리가 함께 훌륭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라면서 "호주에서 촬영된 미국 영화들이 있다. 협력은 좋은 일이다. 그러니 그 일을 방해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도 영화 관세와 관련해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세부 사항을 봐야 한다"면서도 "우리는 확실히 그 분야와 산업의 엄청난 지지자, 엄청난 옹호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영화계 단체인 '스크린 프로듀서스 오스트레일리아'(SPA)의 매슈 디너 대표는 "현재로서는 이번 발표가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적용되고 실행될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우리가 더 알게 되기까지는 (영화 관세가) 전 세계에 충격을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 영화산업은 매우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며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도록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후 하루 뒤인 5일에는 성명을 통해 "외국영화 관세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할리우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미국의 국가·경제 안보 보호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정부의 세제 혜택 등에 힘입어 할리우드 영화의 해외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호주는 마블 등 여러 스튜디오의 상설 촬영지로서 매트릭스 시리즈를 비롯해 최근 '토르: 라그나로크', '혹성탈출: 종의 전쟁'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제작된 곳이다.
호주 연방정부는 호주에서 촬영된 대규모 영화 프로젝트 비용의 30%를 환급해주고 주정부도 추가 혜택을 준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2019년부터 해외 영화 제작 유치를 위해 5억4천만 호주달러(약 4천800억원)의 세제 혜택을 '토르: 러브 앤 썬더', '고질라 vs 콩' 등 영화 제작에 제공했다.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호빗' 3부작의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뉴질랜드 외교부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 영화 산업은 연 35억 뉴질랜드달러(약 2조9천억원)의 매출을 창출하며, 이 중 약 3분의 1이 미국에서 발생한다.
jhpar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6일 20시11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