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뚫은 한국 영화…中 관객들 "올해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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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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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이 한한령 이후 얼어붙은 중국 영화 시장의 문을 연다.

20일 바른손이앤에이에 따르면 '세계의 주인'은 한국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개봉 전 중국 배급사에 선판매됐다.

윤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플랫폼(Platform) 부문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제9회 핑야오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의 주인'은 한한령으로 인해 한국 영화의 중국 진출이 막혀 있던 상황에서, 영화제 상영 직후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중국 배급사 라이트 필름스 리미티드(Light Films Limited)와의 계약을 빠르게 성사시켰다. 해당 배급사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 등을 배급한 경험이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 유통사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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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Li Na) 라이트 필름스 리미티드 대표는 "핑야오국제영화제 상영 후 현장 반응이 뜨거웠다. 새로운 관점을 시사하는 '세계의 주인'에 중국 관객들의 관심이 높다. 더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중국 극장에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의 주인'은 또한 중국의 대표 평점 플랫폼 더우반(Douban)에서 10점 만점 중 9점을 기록하며 "2025년 최고작", "핑야오 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최고의 영화", "세상엔 이런 영화와 감독이 더 필요하다!", "벼락처럼 강렬한 울림" 등 찬사와 호평을 얻고 있다.

이 작품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도 연달아 배급이 확정됐다. 일본의 예술영화 전문 배급사 Bitters End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지아장커 감독의 '스틸 라이프' 등을 배급한 곳이며, 홍콩의 Edko Films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을, 대만의 Andrews Film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해피 엔드'와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을 배급해 온 아트하우스 전문사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배급사들이 잇따라 '세계의 주인'을 선택한 것은 작품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입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영화는 10월 2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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