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7월 11일은 ‘인구의 날’이다. 인구의 날은 1987년 전 세계 인구가 50억명을 돌파한 것을 계기로 유엔(UN)이 2년 뒤인 1989년 7월 11일을 ‘세계 인구의 날’로 공식 제정하면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폭발적인 인구증가로 식량, 환경, 자원의 부족과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위협받는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후 과학기술의 혁신과 성장은 모든 것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지금도 유엔이 매년 인구의 날을 기념하고 있지만 당초 제정 취지와 달리 지금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개인의 인권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선진국은 대부분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동시에 겪고 있고 청년층은 경제적 불확실성 등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족을 형성할 수 있는 권리, 안전한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유엔의 관심이 변화하고 있는 이유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인구문제는 그 어느 나라보다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0.72명까지 떨어졌던 합계출산율의 충격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소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까지 생길 만큼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인구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심각한 인구 감소에 대응하고자 2011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명기하면서부터이다. 인구의 날은 이렇게 그 나라가 직면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지만 우리의 인구 정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되새겨 본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다행히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년 연속 소폭 반등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0.95명까지 올라왔다. 아직 1.0명도 안되지만 추세가 반등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지않은 성과라고 하겠다. 인구협회에서 실시한 국민인구행태조사에 따르면 미혼,기혼 남녀 모두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2년 연속 높아졌다. 현재의 합계출산율 반등이 베이비부머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의 일시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출산과 육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은 기대해볼만한 변화다. 그동안 정부가 출산율 제고를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확대, 소득대체율 제고 등 재정 지원도 대폭 늘려온 것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최근의 출산율 반등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의 정책 지원이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
일상 속 배려도 필요하다. 소음 민원 탓에 초등학교 운동회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제는 개선해야 한다. 우리와 비슷한 일본도 지방자치단체마다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운동회 소음에 대해서는 지자체 조례로 일반 소음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아이가 태어날 때 탄생목을 세워주는 등 시책을 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정부나 지자체의 인구정책을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는 청년이 적지 않다. 인구의 날을 맞아 청년 친화적 정책이 왜 나오지 않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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