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준의 인문학과 경제] 의회 독주가 촉발한 혁명: 250년 전 미합중국 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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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년 전 미합중국 독립선언

지난 7월 4일은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 기념일이었다. 평상시에도 ‘7월 4일’은 미국인에게 중요한 여름 축일이지만 올해는 250주년이라는 상징적 숫자로 인해 더 큰 의미가 부여됐다. 미국은 독립 후 세계 최강 국가로 발전했으나, 처음부터 무조건 독립을 목표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독립선언문을 쓴 토머스 제퍼슨은 이에 앞선 1774년, 영국 왕에게 호소하는 <영국령 아메리카의 권리에 대한 요약된 입장(A Summary View of the Rights of British America)>을 작성했다. ‘영국령 아메리카’ 식민지의 대표들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모여 영국 왕에게 그의 백성으로서 ‘겸손하고 도리에 맞게’ 제출한 청원서였다. ‘제국의 한 지역에 세워진 입법부’가 다른 지역에 대해 ‘여러 부당한 권리 침해 및 찬탈’을 자행했음을 고발하고 이를 시정해달라고 건의하는 내용이었다. 영국 본국 의회의 권리 침해 및 찬탈 목록은 길지만 모두 아메리카 식민지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한 세금 징수 법안이라는 점에서 같았다. 먼저 출판물 및 공문서에 ‘인지세’를 매기려 했고, 이후 공산품과 마시는 차에도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한 세금을 결정할 때 납세자인 아메리카 식민지 주민의 의견을 묻거나 협조를 구한 적은 없었다. 본국 의원들은 자신의 권위를 절대 신봉하며 소위원회를 구성했고, 일사천리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에드먼드 버크 같은 몇몇 야권 의원은 아메리카 납세자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그들의 반대 목소리는 쉽게 묻혀버렸다. 의회의 다수파가 생각하기에, 영국령 아메리카는 영국이 많은 돈을 지출하며 싸워 승리한 ‘프랑스 인디언 전쟁’(1754~1763)의 전리품이었다. 전쟁 비용의 일부를 이들이 세금으로 부담해야 마땅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영국 정치인의 생각이었다. 아메리카인은 전혀 달랐다. 이들이 들고 나온 구호는 ‘대표 없이는 징세도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였다. 납세자인 자신의 의견을 묻지 않고 통과시킨 세금 관련 법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영국 의회의 독주에 아메리카인은 먼저 평화적으로, 그리고 그것이 통하지 않자 무력으로 저항했다. “세금 조금 내는 걸 갖고 뭘 그래. 게다가 물품에 붙는 간접세인데?” 이렇게 반문하는 후세대나 독자에게, 제퍼슨을 비롯한 미국 독립운동가의 대답은 분명할 것이다. “미미한 간접세의 부과도 국가권력이 민의를 무시하고 강제로 덧씌운 것이라면 그것은 폭정이며, 죽음을 각오하고 저항해야 한다.”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이해 이 같은 원칙이 오늘날 미국에서, 또한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철저히 지켜지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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