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디지털금융, 시니어 삶을 새롭게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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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디지털금융, 시니어 삶을 새롭게 열다

지난해 12월 23일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며 우리나라에 ‘초고령사회’가 열렸다. 고령화는 수도권보다 인구가 적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더 두드러지는데, 전남지역은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65세 이상일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초고령화 수준을 보인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서비스를 행정에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독거노인에게 보급된 AI 돌봄 로봇 ‘효돌’이다. 효돌은 독거노인의 생활 패턴을 지켜보고 말동무가 돼주며 필요할 땐 의료기관과도 연결해준다. 디지털 혁신이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지만 디지털 세상의 변화는 유독 시니어에게 더 가파르게 다가오며 그 변화의 문턱은 종종 높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행히도 최근 디지털금융은 시니어 고객을 위해 문턱을 낮추고 다정하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연금 수령일이 되면 시니어 고객이 은행 객장을 채우고 창구에 긴 줄이 늘어서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바일 뱅킹 앱 하나면 연금 수령과 공과금 납부를 포함한 금융 업무를 차근차근 처리할 수 있다. 은행들은 시니어 전용 앱을 선보이며 글자 크기를 키우고 메뉴를 단순화해 디지털금융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복잡하기만 하던 금융이 조금 더 친절해진 것이다.

디지털금융은 고령층의 자산 형성에도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 비대면 전용 고금리 상품 가입이 가능해지고,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쉽게 재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디지털금융은 개인의 투자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복잡한 금융상품 선택을 간소화하고, 시니어 고객이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삶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재무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요즘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금융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금융 활용에서 금융사기 예방까지 시니어 고객은 디지털금융을 배우며 경제적 자립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디지털을 통한 자립은 더 이상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디지털금융은 때로 시니어에게 낯설고 두려운 세상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금융회사가 꾸준히 시니어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자상하게 손을 내민다면 디지털금융은 시니어 고객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강력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삶의 경계는 넓어지고 내일을 그리는 도구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사람을 중심에 둬야 한다. 시니어 고객이 디지털금융을 통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더 오래 건강하고 당당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금융권의 섬세한 노력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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