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호 회장 "韓도 지진 활성기…반도체 등 산업 피해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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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내부 맨틀 대류는 일정한 속도로 움직여 판 경계 지진이 어느 정도의 주기성을 띠지만 수십 년의 오차가 있습니다. 이번 괴담은 과학적 근거라기보다 점성술사의 예언 수준이라고 봐야 합니다.”

하동호 회장 "韓도 지진 활성기…반도체 등 산업 피해 대비해야"

지난 3월 한국지진공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하동호 건국대 사회환경공학부 교수(사진)는 최근 확산 중인 ‘7월 난카이 대지진설’에 대해 9일 이같이 설명했다. 하 회장은 1990년부터 내진 연구를 시작한 국내 내진공학계의 선두주자다. 한국지진공학회는 1995년 일본 고베지진을 계기로 설립됐다.

하 회장은 구체적인 시점을 이달로 못 박을 수 없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난카이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는 “난카이 지진은 인근 도카이·도난카이 해곡대와 연쇄 반응을 일으켜 규모 9 이상의 초대형 지진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부산의 초고층 빌딩과 남해안 장대 교량들이 장주기 지진동에 공진현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장주기 지진동은 진원지 인근에 피해를 주는 단주기 지진동과 달리 먼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에 몰린 반도체 생산시설 등 산업 기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 회장은 “반도체 생산 설비는 작은 진동만으로도 수십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난카이 지진으로 인해 수도권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장주기 지진동에 의해 설비가 흔들리면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설비를 전국으로 분산해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는 한국에서도 과거에 비해 지진이 잦아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하 회장은 “지난 100년은 지진이 없는 주기였지만 최근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진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아파트 같은 건물은 대부분 내진 설계가 잘돼 있고 한국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단주기가 많아 영향을 덜 받는다”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후 저층 건물을 중심으로 지진 대비를 강화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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