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두께 전쟁'이 벌어진 폴더블폰 시장에 역대급으로 얇은 신작을 내놓았다. 전작보다 향상된 휴대성과 디자인 등 '끝판왕 스펙'을 내세워 후발주자들 추격을 뿌리치고 '글로벌 폴더블폰 1위'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기기 화면을 양옆으로 접는 형태의 '갤럭시Z폴드7'는 기존에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란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 중국 '오포 파인드 N5'와 동일한 두께를 갖췄다. 기기를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질) 구조의 갤럭시Z플립7도 1㎜ 이상 두께를 줄였다.
폴더블폰 '두께전쟁'서 경쟁력 입증…휴대성 극대화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를 통해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7을 공개했다.
Z폴드7은 역대 갤럭시Z폴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얇고 가볍다. 두께는 접었을 때 8.9㎜, 펼쳤을 때 4.2㎜에 불과하다. Z폴드6와 비교하면 각각 3.2㎜, 1.4㎜씩 얇아졌다. 가장 얇은 폴더블폰 중 하나로 알려진 오포 파인드 N5와 동일한 두께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초슬림 폴더블폰으로 꼽히는 아너의 매직 V5보다는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각각 0.1㎜씩 두껍다.
무게는 215g으로 전작보다 24g 더 가볍다. 가장 얇고 가벼운 외형을 갖추면서 그간 Z폴드 사용자들 사이에서 불편한 대목으로 꼽히던 두께와 휴대성을 모두 개선한 것이다.
갤럭시Z플립7도 한 손에 들어오는 콤팩트한 크기를 구현했다. 접었을 때 두게는 13.7㎜로 전작보다 1.2㎜ 얇아졌다. 무게는 188g으로 오히려 1g 더 늘었다. 무게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두께를 전반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해 Z플립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휴대성이 극대화됐다.
접어도, 펼쳐도 '이상무'…카메라 성능은 '울트라급'
Z폴드·플립7은 전작의 기능과 외형을 모두 개선했다. Z폴드7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6.5형 다이내믹 아몰레드 2X(너비 약 64.9㎜)로 21대 9 화면비를 지원한다. 접은 상태에서도 바(Bar) 형태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경험을 느낄 수 있다. 펼쳤을 때 보이는 8.0형 메인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넓다. 전작보다 11% 넓어졌는데 콘텐츠 편집이나 멀티태스킹, 영화 감상, 갤럭시 인공지능(AI) 용도에 최적화됐다.
아머 플렉스힌지를 적용해 외부 충격도 균일하게 분산한다.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내구성을 확보한 셈이다. 메인 디스플레이의 경우 티타늄 소재를 활용했고 초박막 강화유리 두껠르 전작보다 50% 늘려 견고하게 했다. 힌지를 보호하는 프레임엔 한층 강화된 아머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전면과 후면엔 각각 코닝 고릴라 글라스 세라믹 2,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 2 등을 적용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했다. 이 칩셋은 전작보다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 41% 향상됐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각각 38%, 26%씩 개선됐다. 실시간 언어 번역이나 생성형 이미지 편집, 개인화 추천과 같은 AI 기능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 울트라급 카메라 성능도 갖췄다. 2억화소 광각 카메라와 AI 기반의 프로비주얼 엔진을 장착해 전문가급 카메라경험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사진 배경 속 인물을 자동으로 감지해 제거하는 생성형 편집의 '지울 대상 추천' 기능과 동영상 배경 소음을 제거하는 '오디오 지우개'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멀티모달 AI와 원 UI 8을 통해 폴더블폰에 적합한 갤럭시 AI 경험도 제공한다. 멀티모달 AI로 향상된 제미나이 라이브의 화면이나 카메라 공유 기능을 사용해 즉각적인 음성 답변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 게임을 하다 궁금한 아이템이나 공략 정보를 확인하고 싶을 땐 '서클 투 서치' 기능으로 방해받지 않고 필요한 내용을 확인 가능하다. AI를 통해 생성된 결과를 제시하는 'AI 결과 뷰'는 사용자가 원하는 화면 위치에 표시할 수 있다.
"커버 전체가 화면"…셀피 스튜디오 표방한 Z플립7
Z플립7은 커버 디스플레이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기를 접은 상태에서도 주요 기능을 직관적으로 사용하도록 개선된 것이다. 역대 시리즈 최초로 4.1형 플렉스윈도우를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베젤은 1.25㎜로 얇아졌고 최대 밝기 2600니트,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주변 환경에 맞춰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는 비전 부스터도 갖췄다.
기기를 펼치지 않아도 문자 회신이나 음악 재생, 일정 확인뿐 아니라 고화질 셀피 촬영과 제미나이 음성 호출 등이 가능하다. 기기를 펼쳤을 때 보이는 6.9형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메인 디스플레이는 생생한 컬러, 부드러운 스크롤 경험을 제공한다.
기기 커버와 후면, 프레임과 힌지엔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 2·아머 알루미늄·아머 플렉스 힌지 등을 적용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Z플립 시리즈 최초로 4300mAh 배터리를 탑재해 단점 중 하나였던 '사용시간'을 늘렸다. 삼성 덱스도 지원해 Z플립7을 외부 디스플레이나 마우스, 키보드 등과 연결한 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AP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최첨단 3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만든 '엑시노스2500'을 탑재했다.
원 UI 8 기반의 갤럭시 AI를 활용해 플렉스윈도우에서 음성 명령만으로 제미나이 라이브를 사용하는 기능도 지원된다. 음성 명령을 통해 항공편을 확인하거나 주변 장소를 추천받고 일정을 등록하는 일상적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카메라 공유 기능으로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장면을 기반으로 실시간 도움도 제공한다.
Z플립7은 '내 손안의 셀피 스튜디오'를 표방한다. 5000만화소 광각 카메라와 1200만화소 초광각 듀얼 카메라로 경치를 촬영하거나 플렉스윈도우에서 고화질 셀피를 찍을 때 언제든 선명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플렉스윈도우에서 카메라를 실행하는 플렉스캠은 닫힌 상태에서 찍어도 실시간 필터를 적용할 수 있어 촬영 수준을 끌어올린다. 줌 슬라이더 기능을 사용하면 스와이프 한 번으로 빠르게 확대·축소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커버 디스플레이와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동시에 프리뷰를 보면서 촬영 가능한 듀얼 프리뷰, 장난기 넘치는 만화 스타일, 반려동물에 최적화된 인물 사진 스튜디오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달 25일 전 세계 순차 출시…더블 스토리지 혜택 제공
보안도 강화됐다. Z폴드·플립7은 녹스 매트릭스로 갤럭시 생태계 전반에 능동적인 보안 환경을 제공한다. 또 원 UI 8을 기반으로 새롭게 도입된 '킵'을 통해 앱별로 암호화된 독립 저장공간을 생성해 민감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보안 와이파이에도 양자 내성 암호 기능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공용 네트워크망을 이용할 때도 한층 강화된 보안 기능이 지원된다.
Z폴드·플립7은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순차 출시된다. 국내 사전 판매는 이달 15~21일 한 주간 진행된다. Z폴드7은 12GB 메모리 기준 256GB 스토리지 모델이 237만9000원이다. Z플립7은 같은 조건으로 148만5000원에 판매된다.
사전 구매 고객은 256GB 모델을 구매할 경우 512GB로 저장용량을 무상 업그레이드 해주는 더블 스토리지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구글 AI 프로 6개월 무료 구독권, 갤럭시 워치8 시리즈·정품 액세서리 할인 등의 혜택도 마련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갤럭시 Z폴드7은 하드웨어와 AI를 결합해 삼성전자가 선보인 가장 진보한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이 조화를 이루며, 강력한 몰입감으로 직관적인 울트라 경험을 한 손에 담아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Z플립7에 대해선 "콤팩트한 디자인에 강력한 모바일 AI 기능을 결합했다"며 "커버 스크린 중심의 혁신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의 생활을 보다 스마트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