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과 xAI의 수장이 양사 제휴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xAI와의 대대적인 사업 제휴를 발표하자 xAI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즉각 반박하고 나서면서다.
28일(현지시간) 두로프 CEO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 여름 텔레그램 이용자들은 시장에서 최고인 AI 기술에 접근하게 될 것”이라며 “머스크 CEO와 xAI의 ‘그록’을 10억명 이상의 텔레그램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텔레그램 앱에 통합하는 1년간의 제휴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그는 “이번 제휴가 텔레그램의 재무적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이번 제휴에 따라 xAI로부터 현금과 주식으로 3억달러(약 4000억원)를 받고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되는 xAI 구독 수익의 50%를 받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했다.
두로프 CEO의 일방적인 발표에 머스크 CEO는 즉각 반발했다. 머스크 CEO는 두로프 CEO의 X 게시글 밑에 “어떤 거래도 서명되지 않았다”는 댓글을 달았다. 통상 자신의 X 계정에 의견을 밝히던 것과 달리 두로프 CEO의 게시글에 댓글을 다는 형태로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머스크의 댓글에 두로프는 대댓글 형태로 “머스크의 말이 맞다”면서 “원칙에는 동의했지만 형식은 아직 남아있다”고 글을 남겼다. 머스크의 강공에 두로프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텔레그램과 xAI는 이날 두 CEO의 공방에 공식적인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양측 수장의 공방에 빛이 바랐지만 이번 제휴가 공식화할 경우 xAI는 텔레그램을 고지로 삼을 수 있을 전망이다. xAI와 경쟁하고 있는 메타는 자사 AI 모델인 ‘메타 AI’를 자사 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검색 바에 통합해 사용자 수를 늘렸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동영상 업로드에도 그록을 통합해 글 작성 제안과 채팅 요약, 스티커 생성 등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