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잠실 LG전 2⅓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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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둔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휑하게 비어버린 불펜이 걱정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주중 3연전에서 불펜 소모가 심했던 SSG는 마무리 조병현을 비롯해 한두솔, 이로운, 김민까지 4명의 불펜 투수에게 휴식일을 줬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시작하며 전반기에 3연투는 없을 거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는데, 부득이하게 이를 지키지 못했다. 3경기 연속으로 나간 4명의 선수는 LG전에 쉰다"면서 "선발 드루 앤더슨이 길게 던져주고, 노경은이 임시 마무리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바람과는 다르게 앤더슨은 5이닝만 소화하고 2-1로 앞선 6회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 점 차를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건 프로 6년 차 왼손 투수 박시후였다.
입단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박시후는 지난해 11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75를 남겼고, 올 시즌은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며 점차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박시후는 LG 타자를 상대로 6회부터 8회 1사까지 2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깜짝 호투를 펼쳤다.
박시후가 7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진 SSG는 이후 김건우(⅔이닝)를 마운드에 올려 8회까지 마쳤고, 9회에는 노경은이 올라와서 2-1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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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숭용 감독이 "박시후가 만원 관중 앞에서 자신감 있게 잘 던져줬다"고 따로 언급할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2⅓이닝 무실점 역투로 데뷔 6년 차에 첫 홀드를 따낸 박시후는 "굉장히 기분이 좋다. 모든 게 감사하다. 2군에서는 계속 좋았는데, 1군만 올라오면 내 공을 못 던져서 속상했다. 최대한 연습한 대로 자신 있게 던지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이날 박시후의 투구에서 효과적이었던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이다.
LG 좌타자를 상대로 투심을 적극적으로 던져 범타를 유도한 것이다.
박시후는 "작년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부터 투심을 연습했다. (직구와) 구속 차이는 없는데 공의 움직임이 있어서 좌타자 상대하는 데 자신감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속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경헌호 투수코치님이 '볼넷보다는 안타를 맞아라. 피해 다니지 말고 맹수처럼 승부하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대로 적극적으로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왼손 불펜 박시후가 이처럼 마운드에서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해주면, SSG의 불펜은 한층 강력해진다.
박시후는 "감독, 코치님, 선배님,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팬들도 감사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3일 10시4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