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이면서 이기적인 왈패 두목 역…"수염 분장 뜯어가며 캐릭터 찾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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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어렵고 힘들 때 서로 외면하는 게 왈패야"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에서 마포 왈패 무덕(박지환 분)은 수시로 이렇게 외친다.
패거리로 몰려다니는 왈패지만 의리보다는 언제나 자신의 생존이 중요하고, 가끔은 인정이 넘치는가 싶다가도 궁지에 몰리면 비겁하기 짝이 없다.
강직한 종사관, 당찬 상단 후계자, 복수심에 불타는 떠돌이 등 '탁류' 속 여러 등장인물 사이에서 무덕은 유독 인간적이고, 그래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지환은 자신이 연기한 무덕을 "동서남북의 영물들을 주워 허접하게 꿰맨 인간이라고 생각했다"며 나름의 해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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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무덕은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핍박하는 왈패지만, 동시에 같은 무리에서는 무시당하는 인물이다. 우연한 기회에 무술 실력이 출중한 장시율(로운 분)의 약점을 잡아 쥐고, 그를 통해 마포나루 왈패들의 우두머리가 된다.
박지환은 이에 대해 "비루하고 미천하지만, 그런 자신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물"이라며 "누군가의 눈에는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본인에게는 그게 너무 당연한 인생이라서 이상하다고 느끼지도 못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추창민 감독도 무덕을 가리켜 "힘 있는 쪽에 붙고 싶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는, 항상 흔들리기에 가장 인간다운 인물"이라며 가장 애정이 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무덕의 외양은 박지환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듬성듬성 비뚤게 난 수염, 비단옷을 입어도 태가 나지 않는 까맣고 주름진 얼굴이 무덕의 특징이다.
그는 "분장팀이 붙여준 수염을 제가 조금씩 뜯어가며 무덕의 얼굴을 찾았다"며 "원래 사극은 수염 배열이 중요해서 이렇게 분장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실력 있는 분장 담당자를 모셔서 원하는 의도대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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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지환은 약 1시간에 걸친 인터뷰의 대부분을 추창민 감독에 대한 찬사로 채웠다.
박지환은 "'탁류'를 하고 싶어서 꽤 여러 작품을 고사했다"며 "순전히 추 감독님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꼼꼼하기로 정평이 난 추 감독의 연출을 경험하면서 아예 반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한 번만 더 해볼까요'라고 말하며 한 30번을 찍으신다"며 "누구 하나 죽거나 날이 새지 않으면 이 신(장면) 촬영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데, 또 추 감독님의 반복에는 뭔가가 있다. 털끝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감독님의 마음을 알아서 너무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 덕분에 연기가 엄청나게 성장한 느낌이 든다며 "제가 그린 무덕은 어느 정도 수준밖에 안 됐는데, 감독님 '버프'(능력 향상)를 받아서 제 능력 밖까지 레벨을 올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함께한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 박지환은 함께 연기한 왈패 패거리의 배우들 이름을 모두 짚어가며 최고의 호흡이라고도 언급했다.
특히 왈왈이 역의 박정표를 가리켜 "저보다 연기를 훨씬 잘하는 천재 배우"라고 했고, 오경화(작은애), 김철윤(중복), 윤대열(개춘), 안승균(말복) 등 연기를 잘하는 친구들과 한바탕 놀듯이 재미있게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올해로 45살을 맞은 박지환은 인제야 연기를 좀 알 것 같다고도 했다.
연기 인생의 엄청난 목표는 없다면서도, 쉰살이 되기 전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깊이를 더한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도 털어놨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간 느낌, 조기축구에서 뛰다가 전국체전 선수가 된 느낌이에요. 이제야 처음으로 '연기가 이런 건가?' 하는 느낌도 든다. (제 밑천이) 다 드러나고 바닥난 것 같다가도, 이제 연기의 실체가 조금 보이는 것 같달까요."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21일 18시22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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