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면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꼭 두 달이 된다. 그러나 후임 인선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21일 일찌감치 김민기 수원고등법원 판사(사법연수원 26기)와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25기),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22기),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24기) 등 네 명의 후보를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금 당장 노 전 대법관의 후임을 제청한다고 해도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고려하면 한 달가량 ‘대법관 13인 체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군다나 오는 9월엔 이흥구 대법관의 6년 임기가 만료된다. 통상 대법관 퇴임 3~4개월 전에 후임자 천거 절차를 밟는 걸 감안하면 대법관 공석 문제가 가중될 우려가 크다.
과거에도 대법관 공백 사태는 있었다. 그러나 탄핵과 낙마 등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2024년 3월 신숙희·엄상필 대법관이 취임하기 전 약 2개월간 대법관 두 명이 비어 있었던 건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의 낙마 때문에 대법관을 제청할 ‘사법부 수장’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7년엔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과 대선 여파로 약 5개월간 ‘14인 체제’가 갖춰지지 않았다. 대통령과 대법원장 모두 멀쩡히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데도 대법관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법조계에선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 법 왜곡죄, 대법관 증원)을 두고 긴장관계에 놓인 청와대와 대법원의 ‘불협화음’ 내지 ‘기싸움’을 배경으로 꼽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이 미는 후보가 달라 협의가 잘 안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현재 공석인 대법원 법원행정처장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원행정처장 폐지를 추진하는 여권에서 굳이 대법관을 빨리 충원해 비어 있는 법원행정처장을 채울 이유가 없다. 대법원 내부에서도 사법 3법 대응 전면에 나서야 할 법원행정처장 ‘구인난’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대법관 공백으로 인한 재판 업무 파행까진 일어나지 않고 있다. 박영재 대법관이 지난 2월 법원행정처장에서 사직한 뒤 소부 심리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대법관 완전체’가 갖춰지지 않으면 상고심 처리가 늦어지고, 부실 심리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여권은 충실한 심리를 위해 대법관을 26명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해소를 수차례 강조했다. 양측 모두 거대 담론을 앞세우기 전에 대법관의 빈 자리를 빠르게 채우는 ‘기본’을 지키는 게 사법개혁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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