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주 노동절 기념식에서 “노동 존중 사회와 기업 하기 좋은 나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며 “친노동은 반기업, 친기업은 반노동이라는 낡은 이분법을 깰 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노동절 기념식을 열 만큼 각별하게 노동계를 챙겨온 이 대통령이다. 이날도 ‘소년공’ 출신 대통령으로서 노동자의 목소리에 화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발언이 친기업에 무게중심을 둔 것은 아니겠지만, ‘친기업이 곧 반노동은 아니다’는 인식을 이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걸 확인한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이 대통령은 “기업 없는 노동자도 없고,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다. 노동과 기업이 함께 가는 상생의 길을 열겠다”고도 했다. 모두 맞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우리 노사가 상생의 길을 함께 열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국운이 걸린 반도체 라인을 멈춰 세워서라도 수억원씩을 받아내겠다는 성과급 투쟁, “노조 요구를 100% 수용하는 것이 파업 손실액보다 적을 것”이라며 벌이는 협박성 자해 파업까지…. 어디에도 상생이 발을 내디딜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대통령의 비판도 “우리가 아니라 다른 회사 노조 얘기”라고 흘려들을 정도다.
게다가 대통령의 전향적인 인식과 달리 여권은 여전히 ‘친기업=반노동’이라는 이분법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을 옥죄는 친노동 입법은 줄줄이 쏟아내는데 친기업 입법은 찾아보기 어렵다. 친노동, 반기업 입법인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쏟아지는 하청의 교섭 요구에 기업들이 비명을 질러도 누구 하나 귀 기울여 주지 않는다. 산업 현장이 ‘만인 대 만인의 투쟁’처럼 갈등의 장으로 변해도 입법 당사자인 여권은 기업이 알아서 해결할 일이라고 뒷짐만 지고 있다.
친기업과 친노동이 함께 가기 위해서는 대통령 한 사람의 생각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노사는 물론 정치권도 달라져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게 하는 입법부터 멈춰야 한다. 이참에 ‘기업은 강자, 근로자는 약자’라는 낡은 인식도 벗어 던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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