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실거주 규제의 그늘, 다시 흔들리는 임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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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실거주 규제의 그늘, 다시 흔들리는 임대 시장

“오늘 발표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은 더 이상 투기와 주택시장 불법 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2017년 8월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출범 3개월째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서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앞으로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2주택자에게 기본세율 외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에게 20%포인트의 가산세를 부과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도 없애겠다”고 말했다. 2014년 폐지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활한 순간이었다. 양도세 중과 지역(조정대상지역)도 서울 전역과 경기 7개 시, 부산 7개 구, 세종으로 넓혔다.

당시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다주택자는 쉽게 투기 세력으로 몰렸다. “집은 거주의 대상이어야 한다”는 정부 말에 많은 사람이 수긍했다. 거주하지도 않는 집을 여러 채 가진 것은 부당해 보였기 때문이다.

대책 발표 후 집값 상승률은 뚝 떨어졌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아파트값 상승과 이에 대응한 대책 발표가 여러 차례 반복됐지만, 서민 주거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실거주를 강조한 정책 영향으로 전세가 귀해져 전셋집 하나 보기 위해 줄을 길게 서고 제비뽑기로 임차인을 정하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 업계 관계자로부터 “당시와 상황이 비슷하다. 주택 임대시장이 걱정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고,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게 하는 정책은 결국 전·월세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는 작년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집을 사면 무조건 실거주하게 했다. 오는 9일엔 2022년 시작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실거주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예상된다.

임대시장은 벌써 아우성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아실 기준)은 지난 2일 기준 2만9720개로 올해 들어 4개월 새 33.5%(1만4946개) 줄었다. 남은 전·월세도 66.0%(1만9619개)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강남 3구 물량이다. 2019년과 2020년 5만 가구를 웃돌던 입주 물량(KB부동산 기준)도 올해와 내년엔 각각 1만6000여 가구에 그친다.

정부의 목표는 부동산시장 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월세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단기에 공급이 가능한 빌라와 오피스텔 건설을 촉진하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민간 임대 공급원인 다주택자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한다면 동시에 공공임대나 기업형 임대를 대폭 늘릴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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