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이 일부 학생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라고 믿습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AI 기초 역량 검증시험인 에이스(AICE)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이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자기 능력을 점검할 수 있어 교육적 가치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개포동에 있는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의 최명호 교장(사진)은 KT,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AICE 산학협동과정을 실시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최근 이 학교 재학생 24명은 경기 수정구 금토동 KT 판교 사옥에서 AICE 어소시에이트(associate) 시험에 대비해 사흘간 교육받았다. AICE 어소시에이트는 유일하게 국가 공인 민간자격으로 지정된 AI 실무자용 자격 등급이다.
최 교장은 AICE가 향후 다양한 진로·진학에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특히 단계별 자격 체계에 맞춘 사례 기반의 실습 교육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최 교장은 “이론이 아닌 실습 중심의 수업 덕분에 학생이 더욱 쉽게 AI를 이해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다”며 “교과와 비교과의 경계를 허물고, AI 융합 교육이 학교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모든 학생이 AI 활용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최 교장은 이번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처음엔 AI가 어렵게 느껴지던 학생들이 점차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는 AICE 자격시험이 학생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최 교장은 “참여 학생들의 가장 큰 변화는 낯선 분야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도전하려는 자세가 생겼다는 점”이라며 “AI 교육은 창의적 사고와 협업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전기, 통신, 로봇, 반도체 등 다양한 기술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가 50여 곳 있다. 서울의 대표적 마이스터고인 수도전기공업고는 기업이 요구하는 실무형 우수 인재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 졸업생 취업률 97.66%를 달성해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 교장은 “수도전기공업고는 모든 재학생이 미래를 준비할 힘을 갖추고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도록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AI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가능성을 열고 창의 융합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문혜정 기자/사진=최혁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