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푹 빠진 북한…대학에 AI 학과 신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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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9 10:31 수정2025.07.09 10:33

김일성종합대 연구자료에 나온 챗GPT / 사진=조선의 소리 캡처

김일성종합대 연구자료에 나온 챗GPT / 사진=조선의 소리 캡처

노동신문이 인공지능(AI) 학과 신설 등이 논의됐다고 보도하고 김일성종합대 인공지능기술연구소가 ChatGPT 사용 사실을 언급하는 등 북한이 AI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AI가 가져올 글로벌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체제 유지와 각종 공작에 AI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교육구조 혁신 방안이 논의됐다고 9일 보도했다. 신문은 "올해 대학들에서 학부, 학과들을 통합 정리하고 새로운 학과들을 내오기 위한 사업을 적극 벌리였다"면서 AI 관련 학과의 신설과 같은 혁신을 앞세워야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해킹 실력을 자랑하는 북한은 AI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 '룡남산'에는 지난달 27일 김일성대 인공지능기술연구소가 "GPT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정신 노동까지 대신하는 높은 목표를 내세웠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김일성대 인공지능기술연구소는 지난 2월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소리'와 인터뷰에서 오픈AI의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를 사용하는 모습을 노출한 바 있다. 당시 한철진 김일성대 박사는 "선진 기술을 깊이 있게 습득할 수 있는 묘리(이치)와 그것을 우리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정보기술 연구기관인 '중앙과학기술통보사'도 최근 발간한 격월간지 '과학의 세계' 최신호(2025년 제2호)에서 '인공지능의 오늘과 내일' 특집을 통해 챗GPT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김설경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GPT-4는 기계가 인공지능을 갖추었는지 판별하는 실험인 '튜링 테스트'를 이미 통과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챗GPT를 비롯한 AI의 성능이 보다 높아져 사람의 예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지능 수준이 높아지리라는 것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2월 7일 중국의 딥시크 돌풍과 정보 유출 우려 속 딥시크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국제 사회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조선신보는 "서방나라 언론은 '중국정부에 정보가 유출하는 위험성이 있다'며 중국산AI에 부정적인 딱지를 붙이고 정부와 기업은 그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여 국제적인 '딥시크포위망'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첨단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저비용으로 오픈 AI의 제품인 챗GPT에 필적하는 AI"라고 했다.

챗GPT는 폐쇄형인 반면 딥시크는 오픈소스에 기반한 개방형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조선신보는 "오픈소스를 쓰면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세계적 범위의 개발자 공동체에서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딥시크가 챗GPT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딥시크의 성공은 중국의 승리라기보다는 미국의 패배를 의미한다"며 "제재와 봉쇄로는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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