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새로운 ‘매치퀸’으로 등극했다. 결승에만 세 번째 도전한 끝에 우승하며 앞서 두 번의 아쉬움을 설욕했다.
이예원은 18일 강원 춘천 라데나G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결승전에서 동갑내기 황유민을 상대로 3홀 남기고 4홀 차로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포함 7전 전승으로 정상에 선 그는 “오늘 우승이 꿈 같다”며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왔을 때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웃었다. 이어 “작년엔 상반기에 3승을 한 뒤 하반기 승리가 없었는데, 올해는 하반기를 포함해 더 많은 우승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투어 데뷔 3년 차인 이예원은 2022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으나, 우승 문턱에서 홍정민과 박현경에게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날 세 번째 결승전 만에 우승하며 이 대회 통산 승률은 무려 83.3%(20승4패)다.
직전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한 이예원은 올 시즌 7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쓸어 담으며 KLPGA투어의 ‘신흥 대세’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통산 9승째다.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을 더한 이예원은 올 시즌 가장 먼저 상금 7억원(7억5296만원)을 돌파하며 상금랭킹 1위, 대상 포인트 1위(291점)를 질주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3승)은 물론 KLPGA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즌 최다 획득 상금 기록은 2021년 박민지가 기록한 15억2137만4313원이다. 당시 박민지는 7개 출전 대회에서 4억8604만7500원을 받았다.
아울러 KLPGA투어 사상 아홉 번째로 통산 상금 40억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예원은 생애 통산 39억7262만2767원을 적립해 40억원 돌파에 2737만7233원을 남겨뒀다. 2022년 데뷔해 올해 데뷔 4년 차인 그는 박민지가 보유한 통산 상금 40억원 최단 기간 돌파 기록(5년7개월24일)도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졌다.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이예원은 16강부터 이다연, 유현조, 홍정민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특히 올 시즌 초반 개인 타이틀 경쟁 중인 홍정민과의 준결승에선 2홀 남기고 3홀 차로 승리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결승전에선 정확한 송곳 샷으로 황유민의 기를 꺾었다. 첫 1번홀(파4)에선 보기를 범한 탓에 파를 지킨 황유민에게 패했으나, 3번홀(파3)에서 티샷을 1.5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는 등 2개 홀에서 연속 승리하며 금세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단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은 이예원은 15개 홀 만에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준결승전에서는 노승희가 홍정민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춘천=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