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MBC, 故 오요안나에 대국민사과⋯유족 "제2의 오요안나 막아야"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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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기자 입력 2025.10.15 10:34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고(故) 오요안나 씨가 MBC에서 비정규직 기상캐스터로 일하며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지 1년여 만에 MBC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요안나의 유족은 "제2의 오요안나가 없어야 한다"며 MBC의 책임감 있는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MBC 안형준 사장과 故 오요안나 유족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상암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MBC가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사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형준 MBC 사장이 유족과 합의서 전달식을 하고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에게 故 오요안나 명예사원증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MBC가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사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형준 MBC 사장이 유족과 합의서 전달식을 하고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에게 故 오요안나 명예사원증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MBC는 이 자리에서 고인에 대한 사과와 함께 명예 사원증을 수여했다. 故 오요안나의 모친 장연미 씨는 명예사원증을 수여받으며 눈물을 쏟았고, 안형준 사장은 모친을 보듬었다.

안형준 사장은 "먼저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오요안나의 명복을 빈다. 헤아리기 힘든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온 고인의 어머니, 유족들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을 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오늘의 합의는 이러한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다"며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BC의 공식 사과는 지난해 9월 오 씨가 향년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지 무려 1년1개월 여만에 이뤄지게 됐다.

모친 장연미 씨는 "많은 분들의 응원과 염려, 도움 덕분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단식이 끝나고 MBC와의 교섭이 이뤄지게 됐다. 딸의 분양소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갔던 것이 꿈 같고, 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해서 MBC에 와있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인의 모친은 고인의 사망 1주기를 맞아 MBC 사옥 앞에서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후 MBC와 고 오요안나 유족의 잠정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단식 27일 만인 지난 5일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MBC가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사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형준 MBC 사장이 유족과 합의서 전달식을 하고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에게 故 오요안나 명예사원증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MBC가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사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형준 MBC 사장이 유족과 합의서 전달식을 하고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에게 故 오요안나 명예사원증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모친은 "오요안나는 MBC 방송국을 다니고 싶어했다. MBC 입사해서 하루하루 방송일을 하다가세상을 떠났고, 삶의 이유를 잃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이 일에 책임지지 않는 MBC에 대한 분노가 가슴 깊이 남았다"고 눈물을 쏟았다. 이어 "뒤늦게 남긴 딸의 흔적을 통해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알게 됐고,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시간이 흐르고 우여곡절 끝에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눈물을 쏟았다.

"젊은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 단식 농성에 투쟁했다"는 모친은 "자신의 권리를 빼앗긴 젊은이들이 있다. 단순히 개인의 싸움이 아니다.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직장 내 괴롭힘 역시 사회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기상캐스터 정규직 요구를 했고, 제2의 오요안나를 막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딸의 억울한 죽음 이유, 투쟁을 거치면서 얻어낸 결과는 또다시 알맹이가 없는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MBC가 막중한 책임을 갖고 오늘의 약속을 하나씩 이행해달라. 저도 하늘에 있는 오요안나와 함께 MBC 제도 개선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故 오요안나는 2021년부터 MBC 기상 캐스터로 활동했으며,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고인이 일부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는 故 오요안나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이 MBC를 상대로 진행한 특별근로감독에서 조직 내의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는 않는다며, 근로기준법에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MBC는 " "故 오요안나 씨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라는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체 없이 수행하겠다. 또, 관련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와는 계약해지 했다.

MBC는 이날 합의서 발표를 통해 기존 기상캐스터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로 이들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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