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탁류' 로운 "연기 갈증 풀었다⋯비주얼 배우도 평생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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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기자 입력 2025.10.17 10:48

왈패 변신 "거친 분장, 페이스아이디 안 되길래 '이건 됐다' 싶었죠"
27일 현역 입대 앞둬 "잘 잊혀지고 새 작품으로 ㅇ니사하겠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을 때, '탁류'가 선물처럼 왔어요."

배우 로운이 '잘생김'을 내려놨다. 수염을 붙이고, 흙먼지를 뒤집어 썼다. 여심 사로잡는 '멜로 눈빛' 대신, 거친 액션과 묵직한 카리스마를 장착했다. 입대를 앞두고 새로운 '인생캐'를 선물 받은 로운은 "호평이 뿌듯하다"고 했다.

로운은 지난15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탁류' 관련 인터뷰를 갖고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로운이 '탁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배우 로운이 '탁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연기 변신으로 칭찬을 이끌어낸 로운은 "이제까지 했던 역할과 결이 다르다. 이런 것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컸다.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고, 앞으로의 저를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뿌듯해했다.

'탁류'는 조선의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한강)을 배경으로,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사람답게 살고자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인물들의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로운이 연기한 장시율은 비극적인 가족사의 아픔을 안고 있는 인물로, 마포 나루터의 왈패로 살아가게 된다. 로운은 "장시율은 불릴 이름도, 돌아갈 집도 없는 외로운 늑대 같은 인물"이라고 했다.

"작품을 하기로 하고, 감독님과 식사 자리에서 제가 살아온 인생사를 이야기 했어요. 감독님과 인생의 굴곡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굴곡이 깊지 않고 얕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다고 나눌 수 없어요. 제 사담을 이야기 했더니 감독님이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고 용기를 줬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외로움이 닮은 것 같아요. 외로움을 표현할 캐릭터가 많지 않았는데, 시원한 느낌이 들었어요. 캐릭터를 통해 털어낸 느낌이 있었어요."

배우 로운이 '탁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배우 로운이 디즈니+ '탁류'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지금껏 맡은 작품 중 비주얼 변신도 가장 컸다. '곱상한' 얼굴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전신을 까맣게 칠하고 수염을 붙여 거친 사내로 변신했다. 왈패의 느낌을 주기 위해 몸도 만들었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는 '길고양이'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잘 먹고 포동포동한 고양이보다, 안 좋은 것을 먹고 살이 찐 것 같은 느낌이요. 예전 체지방 7% 정도일때 보여드렸는데 '이건 너무 몸이 예쁘다. 현실감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체지방을 늘렸고, 맨몸 운동을 했어요."

거친 분장마저 즐거웠다고. 그는 "새로움이 입혀질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안 어울릴 수도 있는데, 너무 어울려서 신기했다"면서 "페이스 아이디가 안 먹혀서 '이건 됐다'고 했다.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몸 사리지 않는 맨몸 액션도 화제가 됐다. 왈패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인 시율이 방가(우지현 분)와 격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로운은 맨몸으로 다수를 상대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전에 검술을 했지만, 맨몸 액션은 처음이었어요. 기초부터 배웠는데, 촬영장에서 찍는 것보다 액션스쿨에서 배우는 것이 더 힘들었어요. 덕분에 체력이 좋아졌던 것 같아요."

로운은 그늘막도 없는 땡볕 촬영장에서 모두가 으쌰으쌰 했다며 "현장에서 다들 미쳐있었다"고 치열했던 날들을 떠올렸다. 그는 "지나고 나서 '그 때 참 힘들었네' 싶을 정도로, 당시에는 다들 티내지 않고 열심히 했다. 시너지가 많이 난 현장이었다"고 배우들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작품을 끝낸 로운은 만족도는 컸다. 이른바 '각 잡힌' 인물들을 벗어나, 스스로의 한계를 넘었고 연기 갈증을 풀었다. '비주얼 배우를 포기하는 것인가'라고 장난기 섞인 질문을 던지자 "비주얼 배우로 평생 있고 싶다"는 여유로운 답변도 내놨다.

"이제는 배우가 '나는 이런 것을 원해요'라고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것 같아요. 밝고 강아지 같은 역할을 해서, 남들에게 이야기 하지 못한 외로움이 있었어요.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던 찰나에 선물처럼 찾아왔어요. 어떠한 길을 걷게 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로운의 바람은 이뤄졌다. 주변에서도 로운의 변신에 반가움을 표했다.

"고등학교 친구 중에 제가 변호사를 연기한다고 하면 '미스캐스팅이다'고 하던데, 이번엔 집이 없는 거지 왈패라고 했더니 '연기 안해도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각 잡아서 하는 것 같아서 보기 힘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쉬지 않고 봤다더라고요. 대표작을 '탁류'로 바꾸라고 할 정도였어요. 저희 부모님도 '내가 아는 아들이 안 보여서 좋았다'고 했어요."

배우 로운이 '탁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배우 로운이 디즈니+ '탁류'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탁류'는 입대 전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로운은 앞서 7월 입대 예정이었으나 입영판정검사에서 재검사 판정을 받아 오는 27일 현역으로 입대한다.

약 2주 뒤 입대하는 로운은 "원래는 7월이 입대였어서 할 것을 다했다. 친구들, 부모님과 여행도 가고 머리를 미는 화보도 찍었다. 집밥 먹으면서, 평범하게 하루하루 보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군대 가서 정신도 몸도 리톡스 하고 잘 잊혀졌다가 돌아올게요. (돌아오면) 안 쉴 생각이에요. (군에서) 규칙적인 생활에 어떻게 적응할지 궁금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늘 단체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거부감은 없어요. 선크림 잘 바르고 몸이 너무 커지지 않게 잘 관리하고 오려고 해요(웃음)."

제대 이후의 모습도 긍정적으로 그렸다.

"잊혀지는 건 괜찮아요. 1년 반은 짧지 않나요. 잊혀지고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하는 것도 어쩌면 좋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지금과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순수함이에요. '인생에 더이상 물음표가 없어지는 순간 나이가 든다'고 하잖아요. 저는 매번 연기가 너무 좋은 것이 시작과 끝이 있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다보니 궁금증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똑같이 철이 없을 것 같아요."

배우 로운이 '탁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배우 로운이 '탁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16년 그룹 SF9으로 데뷔한 로운은 어느덧 10년차가 됐다.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연모', '혼례대첩'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고, 배우로 전향해 연기에 전념하고 있다. '탁류'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새로운 날들을 그리고 있다.

"저는 열심히 살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 거에요. 매일 매일 점을 찍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돌아보면 선이 될거라고 하는데 그 말이 위로가 되더라고요. 성공을 떠나서, 모든 작품이 제게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우아한 배우, 인격적으로도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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