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36〉 [AC협회장 주간록46] 스타트업 경영과 ERIS](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4/12/30/news-p.v1.20241230.fd5329eb8c6a4550877ed40cddacc0b1_P3.jpg)
액셀러레이터(AC) 활동이 스타트업 성장과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다수 확인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어떤 AC가 도움이 되고 그들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양자의 매칭에 큰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나 조건을 기존 국내 논문을 분석해 살펴보면, 대체로 ERIS와 EIS 모델을 기반으로 기업 사례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EIS 모델은 샌드버그(Sandberg, 1987)가 기업 성공에 필요한 요인을 세 가지로 제시한 모델이다. 그는 기존 선행 연구에서 기업 성공이 오직 창업자의 개인적 특성에 달려있다는 결과를 반박하며, 산업 구조 및 전략이 창업자 못지않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그는 창업가 요인(E, Entrepreneur), 산업 요인(I, Industry), 전략 요인(S, Strategy) 세 가지 요소가 기업 성공에 중요함을 밝혀냈다.
이후 한정화 교수는 2003년 EIS 모델에 한 가지 요소, 즉 자원 요인(R, Resources)을 추가해 ERIS 모델을 발표했다. 한정화의 ERIS 모델은 스타트업 성공에 있어 창업자(E), 자원(R), 산업(I), 전략(S)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기업 성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ERIS 모델에 따르면 스타트업 성과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창업가 역량(E)이다. 초기 창업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기회를 인지하고 사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위험을 극복하며 조직을 세팅하고 기업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므로 초기 스타트업에 있어 창업가의 명성, 신뢰, 네트워크는 창업 성과로 이어지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직전 칼럼의 손자병법 오사와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한정화 교수는 2004년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부터 조직화와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기 전까지 창업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업가 철학과 경영 이념이 조직 내에 체화될 수 있도록 기업 문화를 만들고, 조직 구성원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모두 창업가 역할이라고 밝혔다.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자원(R) 조달과 규모를 적절히 통제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원 요소 역시 중요하다. 스타트업이 한정된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자원을 동원할 역량이 아니라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 우위를 창출하기 위한 자원을 동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최근에는 유형 자원보다 인적 자원과 조직 문화와 같은 무형 자원이 훨씬 중요해지고 있으며,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자원을 적절히 투입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산업 요인(I)은 산업 성장률, 경쟁 강도 및 진입 장벽, 시장 규모와 함께 창업자의 사회적 자본, 기술 및 시장 변화, 정부 지원과 같은 세부 요인으로 구성된다. 산업 환경에서 스타트업은 신규 경쟁자 진입을 어렵게 하기 위해 특허나 라이선스 확보와 같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기술 복잡성과 같은 보호 장치를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 제품 차별화 역량, 유통 채널 장악력, 파트너사와 거래 교섭력 등은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전략 요인(S)은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산업 환경에 대응하는 의사 결정을 의미한다. 창업가는 자신이 보유한 자원을 기반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자신의 역량과 능력 및 기업이 속한 산업 환경 분석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정부 정책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하며, 이러한 정책 변화가 기업에 제약으로 작용할지 혹은 시너지를 낼지를 분석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한정화 교수의 ERIS 모델은 초기 스타트업이 창업가 역량을 기반으로 조직화와 안정화를 통해 기업 내부의 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기업 성장 단계에 맞게 효율적인 자원 배분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산업 환경에서 경쟁 우위 전략을 갖추고 있는지, 경쟁자로부터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살펴야 하며, 정부 정책이 기업에 우호적인지, 산업 구조와 시장 성장성이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해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스타트업 성과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