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신궁' 김제덕 "금메달 걸고 돌아가신 할머니 산소 찾아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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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키워주신 할머니 별세…"다음 목표 이루기 위해 할머니께 기도해야죠"

이미지 확대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우승한 김제덕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우승한 김제덕

[촬영 오명언]

(부산=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지난달 김제덕(21·예천군청)은 인생에서 아주 소중한 것을 하나 얻고, 동시에 하나를 떠나보냈다.

'왕중왕전' 급인 전국 남·여 양궁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건 날 오후, 6살 때부터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김제덕은 "제가 결승전에서 우승한 바로 그날 오후 할머니가 별세하셨다"며 "그래도 금메달이라는 소식을 듣고 가셔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하다"고 말했다.

"살아계실 때, 정신이 온전하실 때 그래도 할머니를 자랑스럽게 해드린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다음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할머니를 생각하며 도와달라고 기도해야죠. 내년에 금메달을 따고, 할머니 산소에 찾아가서 절이라도 올려드리는 게 손자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제덕은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도 할머니가 들으셨다면 흐뭇해했을 성과를 거뒀다.

이미지 확대 개인전 동메달 따낸 김제덕…생애 첫 메이저대회 입상

개인전 동메달 따낸 김제덕…생애 첫 메이저대회 입상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1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김제덕이 동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9.11 ksm7976@yna.co.kr

김제덕은 22일 부산 강서구 강서체육공원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양궁 남자 일반부 개인전에서 우승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으며, 대회를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마쳤다.

경기가 끝난 뒤 연합뉴스와 만난 김제덕은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며 "동메달 하나만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가볍게 왔는데, 출전하는 경기마다 메달을 획득하고, 시상대에 올라가고 하다 보니까 점점 재미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전국체전이란 1년 농사를 수확할 기회인데 생각보다 훨씬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린 2021년 불과 17세의 나이에 국가대표 1군으로 선발된 김제덕은 한국을 대표하는 태극 궁사 중 한 명이다.

그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에서 남자·혼성 단체전 금메달만 9개를 따낸 김제덕은 지난달 광주에서 끝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올라 첫 메이저 대회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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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덕은 "그때 이후로 확실히 자신감을 얻었다. 스스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제 또 꺾일지 모르기에 매일 또 연습하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목표는 단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김제덕은 "우선은 국가대표로 선발돼야 하고, 제가 출전하게 된다면 무조건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싶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지 확대 김제덕 '위풍당당 동메달'

김제덕 '위풍당당 동메달'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1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자 개인 시상식에서 김제덕이 동메달을 목에 걸고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2025.9.11 ksm7976@yna.co.kr

cou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23일 08시1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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