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최근 출범시킨 초지능 연구소에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연구원이 연달아 합류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메타가 오픈AI 직원들에게 거액을 주겠다며 이직을 제안했지만 아무도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고 말한지 약 1주일 만이다. 메타는 주요 모델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중국 출신 오픈AI 연구원도 추가로 확보했다.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SSI) 공동 창업자까지 품었다. 메타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인재들을 접촉해 영입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의 ‘AI 인재 사냥’
6일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자오성자, 런훙위, 위자후이, 비수차오 등 중국 대학 출신 오픈AI 연구원 4명을 영입했다. 자오성자와 런훙위는 ‘o1-미니’와 ‘o3-미니’ 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메타가 오픈AI 스위스 취리히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연구원 3명을 포함해 4명을 채용했다고 보도했는데, 며칠 새 메타의 오픈AI 인재 영입 행보가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메타의 직원 빼가기 시도에 올트먼 CEO는 메타가 자사 직원들에게 이직 시 최고 1억달러(약 1368억원)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제안했다며 “미친 짓”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메타 측은 올트먼 CEO의 발언을 부인했지만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의 메타행은 이어지고 있다. 오픈AI 스위스사무소에서 일하다가 메타로 이직한 직원들은 이전엔 구글 딥마인드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주 사이 메타의 초지능연구소에 합류한 최상위급 AI 연구자는 11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니얼 그로스 전 SSI CEO 겸 공동 창업자도 메타가 새롭게 세운 초지능연구소에 합류해 AI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그로스는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와 함께 지난해 AI 스타트업 SSI를 설립한 인물로, 지난달 29일 SSI를 떠났다. 수츠케버는 레비 신임 사장과 함께 SSI의 새로운 CEO로 선임됐다. 저커버그 CEO는 한때 SSI 인수까지 시도했지만, 수츠케버의 거절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저커버그 CEO는 그로스를 초지능연구소에 영입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저커버그 CEO는 오픈AI 등 주요 경쟁사 연구원의 논문을 검토하며 영입 후보를 직접 찾고 있다. 영입 명단에는 UC버클리, 카네기멜론대 등 명문 대학 박사 학위 취득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가 직접 메일을 보내거나 접촉한 연구원은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경쟁 양상 뒤집을까
메타는 한때 오픈소스 AI 모델 경쟁을 이끌면서 AI산업 리더로 주목받았지만 올해 공개한 최신 AI 모델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등 한계에 부딪혔다. 지난 4월 메타가 내놓은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4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롭게 출범한 메타 초지능연구소는 메타의 기본 AI 연구팀과 메타의 라마 모델 개발팀, 메타의 AI 제품 팀을 총괄할 예정이다. 메타는 700억달러(약 95조원) 이상을 초지능연구소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데이터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 지분 49%를 143억달러에 사들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를 통해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산더 왕을 합류시켰다.
메타가 초지능 구축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글로벌 AI 경쟁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저커버그 CEO는 오픈AI와 구글 등 경쟁사와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최고 인재 영입을 적극 추진해 왔다”며 “자신의 집에서 잠재적 채용 대상자를 접대하며 채용 활동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