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도 10년차 혜택"…KT, 이통 전쟁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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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를 사수하려는 SK텔레콤이 파격적인 조건(왼쪽 사진)을 제시하자 KT(가운데 사진)와 LG유플러스는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등 고객 뺏기에 나서고 있다. /뉴스1·연합뉴스·LG유플러스

가입자를 사수하려는 SK텔레콤이 파격적인 조건(왼쪽 사진)을 제시하자 KT(가운데 사진)와 LG유플러스는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등 고객 뺏기에 나서고 있다. /뉴스1·연합뉴스·LG유플러스

SK텔레콤이 유심 정보 해킹 사태에 따른 번호이동 가입자의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하자 고객 유치를 위한 이동통신 3사 간 마케팅 경쟁에 불이 붙었다. KT는 7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장기 가입자 혜택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1년 차 초대드림’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업계 첫 시도다.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라도 현금 확보가 절실한 만큼 가입자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멤버십 강화하는 통신 3사

초대드림은 KT가 장기 고객을 초청해 캠핑, 스포츠, 문화 행사 등을 제공하는 고객 우대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처음 내놨다. KT 모바일 서비스에 가입한 지 1년이 넘지 않은 고객에 한해 기획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반응에 따라 이벤트를 확대할 수 있다”며 “기존 장기 고객 초대드림에서 제공한 이벤트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최근 자사 고객 전용 온라인 쇼핑몰 ‘쇼핑라운지’도 마련했다. 다양한 특가 프로모션을 비롯해 KT멤버십 제휴사와 연계한 혜택 상품 등을 선보인다.

LG유플러스는 멤버십 프로그램 ‘유플투쁠’ 제휴사를 대폭 확대했다. 이달 제휴사를 역대 최대 규모인 44곳으로 구성하고 매일 혜택을 마련했다. 신규 가입 고객에게 커피 쿠폰을 선물하는 ‘신규 고객 웰컴드링크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다음달부터 제휴사의 할인 폭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T멤버십을 통해 매월 3개 제휴사를 선정해 10일 단위로 릴레이 할인을 한다. 뚜레쥬르·파리바게뜨(최대 50%)와 도미노피자(최대 60%)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최근 통신사들이 마케팅 강화에 나선 것은 고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 차별화의 일환이다. 과거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통신사들은 가입자 신규 모집보다 결합 할인 등을 통한 장기 고객 확보에 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통신사를 갈아타는 가입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자 이들을 잡기 위해 보조금은 물론 멤버십 혜택에도 공들이는 모양새다.

◇“AI 투자 늘리려면 가입자 확보 필수”

SK텔레콤이 오는 14일까지 해지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미 통신 3사 간 가입자를 빼앗기 위한 쟁탈전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발표 이후 주말 동안 일선 유통점에선 리베이트가 100만원까지 늘었다. 5일 하루에만 SK텔레콤의 가입자 순감 규모는 3865명으로 집계됐다. 위약금 면제로 이탈 고객이 많아지면서 순감 규모가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KT와 LG유플러스에는 그동안 굳어진 시장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반면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에 매달 요금을 납부하는 고객 이상의 캐시카우는 없다”며 “과거 5세대(5G) 이동통신에 AI 인프라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가입자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위약금 면제는 14일 끝나지만 가입자 쟁탈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인 갤럭시Z7 시리즈 예약판매가 시작된다. 22일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말기유통법)이 폐지되면서 보조금 상한선이 없어질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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