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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설하은]
(안양=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가면 희망이 별로 없습니다."
안방에서 일본을 상대로 14점 차 대승을 지휘한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의 안준호 감독이 승리의 기쁨은 뒤로한 채 제공권 확보 실패와 수비에서의 적극성 부족 등 문제점을 주로 지적했다.
안준호 감독은 11일 경기도 안양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1차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91-77 승리를 이끈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원 팀 코리아' 정신으로 하나가 됐다"면서도 "이대로 가면 희망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우리는 국제대회에 나가면 최단신이다. 따라서 제공권에서 밀리면 답이 없다"며 "리바운드를 통해 공을 소유해야 득점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면 희망이 없다"고 재차 말했다.
한국은 이날 리바운드에서 31-39로 밀렸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를 17개나 내줬다.
대신 유기상(LG)과 이정현(소노)이 3점포 5방, 이현중이 4방을 터뜨리는 등 총 18개의 외곽포를 쏘아 올리는 폭발력 덕분에 승리했다.
"3점포가 50% 들어간 건 대표팀 사상 처음일 텐데, 슛은 항상 굴곡이 있다"는 안 감독은 "2쿼터에서도 앞선에서 일대일 수비가 안 되면서 뻥뻥 뚫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남자 농구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압박 수비를 해야 하고, 이를 통해 상대의 슛 성공률을 낮추며, 리바운드와 제공권에서 대등한 싸움을 가져가야 한다"며 "빠른 농구가 무너지면 답이 없다. 앞으로 이런 점이 보완되지 않으면 국제대회에서는 힘들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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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18점 6리바운드를 기록한 여준석(시애틀대)에 대해서도 "우리 팀에서 가장 운동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리바운드 10개씩은 잡아줘야 한다.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더 좋아져야 한다"고 채찍질했다.
안준호 감독은 해외파 여준석과 이현중(일라와라)이 팀에 모범이 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안 감독은 "두 선수는 우리나라에 있다가 외국 리그로 가서 전혀 다른 생소한 스타일의 농구를 하고 왔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공격 일인자였지만 외국에서는 수비도 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수비를 안 하면 (경기에서) 빼 버린다. 선한 영향력을 팀에 미치고 있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안준호 감독은 이정현, 이현중, 여준석, 안영준(SK), 이승현(현대모비스)으로 선발 라인업을 가동한 데 대해서는 "라인업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며 "수비와 리바운드에 열정을 보이지 않으면 기용하기 곤란하다. 빠른 공수 전환과 속공 등 팀에 대한 사명감과 헌신이 중요하다"고 자신만의 선수 활용 기준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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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의 토마스 호바스 감독은 "일본이 3점에서 밀렸다. 홈 어드밴티지가 있어서 한국 선수들이 더 에너지를 받은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서 배워가는 과정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 쌓는 기회를 주면서 보완할 예정"이라고 총평했다.
테이브스 가이(13점)는 "경기 시작 시점과 3쿼터 초반에 3점을 많이 맞아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고 돌아보며 "우리는 아직 젊은 팀이라 경험이 적다. 경험 있는 선수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수정해서 일요일 경기에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soru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11일 21시5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