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과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우주 기반 AI 산업’이 지구 모니터링과 자원 탐사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오는 2033년에는 우주 AI 관련 시장이 579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텔레픽스는 미군의 미사일 폭격을 받은 이란 이스파한 핵시설 위성영상과 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란 핵시설 주요 건물 중 최소 1개동이 완전히 파괴되고 다른 1개동도 부분 파손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공습 전후의 변화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했다. 텔레픽스의 AI 큐브위성 ‘블루본’과 위성영상 분석 AI 에이전트 솔루션 ‘샛챗’을 활용했다.
텔레픽스는 미국 위성 영상 기업 플래닛랩스의 큐브샛 영상 플랫폼 ‘플래닛스콥’이 지난달 촬영한 공습 전 영상과 자사가 운영 중인 ‘블루본’이 공습 후인 촬영한 영상들을 에이전틱 AI 기반 변화탐지 기술을 통해 비교 분석했다.
텔레픽스 관계자는 “분석 결과 핵시설의 주요 공정동 3~4개동 중 1개동은 완전히 파손됐으며 다른 1개동도 부분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주변 지원시설은 비교적 피해를 덜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영상 촬영에 사용된 블루본은 텔레픽스가 개발하고 운영하는 3m급 고해상도 큐브위성이다. 100TOPS급(초당 100조회 연산) 엣지 AI 컴퓨터와 초점 조절 특허 기술이 적용된 광학 탑재체를 장착했다.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는 “이번 분석은 촬영 지역 선정부터 위성영상 수신, 분석, 보고서 작성까지 전 과정에 자체 개발한 AI 위성과 AI 기반 위성 운영 솔루션이 활용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의 우주 스타트업 플릿스페이스는 저궤도위성(LEO)과 AI, 스마트 지진 센서를 융합한 지질탐사 플랫폼 ‘엑소스피어’로 지하자원 탐사 방식 패러다임을 바꿨다.
기존 광물 탐사는 시추, 항공 자기탐사 등 물리적 방식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탐사 범위가 제한적이고 수많은 탐사정 시추로 인해 비용이 수천만 달러 이상으로 늘어나 경제성 확보가 난관이었다. 장비 운반과 지면 굴착은 환경 훼손 우려가 있는데다 지질 데이터 분석에도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돼 효율성이 낮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플릿스페이스는 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했다. 핵심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지진 센서 ‘지오드’와 자체 운용 중인 저궤도 위성 ‘센타우리’다.
플릿스페이스에 따르면 지오드는 지하에서 반사되는 지진파를 정밀 측정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암반 구조를 모델링한다. 지오드는 시추 없이 지하 2.5㎞ 깊이까지 구조를 고해상도 3차원(3D)으로 시각화한다. 또 기존 지진계보다 최대 20배 더 민감해 동시에 수백 개를 설치할 경우 광범위한 데이터를 빠른 시간 내 수집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센타우리에 전송되며 AI는 이를 통합 분석해 탐사 지역의 정밀 지하 구조 모델을 생성한다. 플릿스페이스는 기존 시추 방법보다 최대 100배 빠르게 자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와 우주 분야의 결합으로 형성되는 글로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향후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는 전 세계 우주 AI 산업 시장 규모가 2023년 34억 달러에서 2033년 57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