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 영화 관람을 미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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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영화 <암살자(들)> 관람을 미뤘다. 우선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피곤했고, 보기도 전에 내용과 평가를 너무 많이 접했다. 또 다른 이유는 양분된 평가 속에 영화표 1장 사는 게 한쪽에 줄 서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화는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뤘다. 개봉 후 육 여사 저격 배후에 중앙정보부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허진호 감독은 "박 전 대통령을 사건 배후로 설정한 영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이 가세하며 논란은 이념 논쟁으로 번졌다. 영화는 역사책이 아니다. 감독에겐 기록의 빈틈을 상상할 자유가 있다. 그렇다고 영화적 상상력이 사실 왜곡의 면죄부가 되는 건 아니다.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가져오면 관객은 영화를 사실로 받아들이기 쉽다. 2005년 영화 <그때 그사람들>에 대한 가처분 결정에서 법원이 박 전 대통령의 장례식 기록영상 등을 삭제하도록 한 것도 사실과 허구가 뒤섞일 가능성 때문이었다. 2014년 <국제시장>은 6·25전쟁과 파독 광부, 베트남전 등 현대사를 한 인물의 삶에 담아내면서 산업화 시대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암살자(들)>엔 보수 진영이, <국제시장>엔 진보 진영이 반발했다. 문제는 잣대다. 진영에 따라 한쪽은 표현의 자유로 감싸고, 다른 쪽은 역사 왜곡으로 몰아세운다. 그 순간 표현의 자유는 편을 가르는 무기가 된다. 한국 영화는 최근 근현대사를 즐겨 다룬다. 사극에 견줘 보면 이해가 간다. 사극은 만들기 고약하다. 옷 한 벌, 밥상 하나도 함부로 놓을 수 없다. 자료가 부족하면 상상으로 메워야 하는데 이는 고증 시비를 부르기 쉽다. 2021년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중국풍 논란에 휘말려 2회 만에 막을 내렸다. 근현대사는 다르다. 사진과 영상, 정부 문서와 재판 기록, 회고록 등이 남아 있다. 뼈대는 기록에서 가져오고 공백은 상상으로 채우기 좋다. 허 감독의 2016년작 <덕혜옹주>에서 확인되지 않은 망명 시도를 넣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사실 사이에 끼워 넣은 상상은 좀처럼 가려내기 어렵다. 자료가 넘치는 시대의 상상이 더 사실처럼 보이는 이유다. 영화는 비즈니스다. 2017년 <택시운전사>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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