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축구 안 통한 알힐랄…차원이 다른 사우디의 초호화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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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힐랄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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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초호화군단' 알힐랄의 압도적 전력 앞에서는 국내 최고 전술가로 꼽히는 이정효 감독의 지략싸움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조르제 제주스 감독이 이끄는 알힐랄은 2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에서 광주FC를 무려 7-0으로 대파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4승 4무 2패로 3위를 달리는 이정효 감독의 광주를 상대로 알힐랄이 보여준 경기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2018-2019시즌 리그 최우수 미드필더로 선정되는 등 2023년까지 세리에A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가 킥오프 6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터뜨려 광주의 기세를 꺾었다.

전반 25분 러시아 리그 득점왕 출신의 브라질 윙어 마우콩이 날카로운 측면 돌파 후 중앙으로 넘겨준 컷백을 마르쿠스 레오나르두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알힐랄의 추가 골이 나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을 주도했던 사우디 간판 공격수 살림 다우사리가 8분 후 득점 행렬에 가세했다.

후반 10분에는 세르비아 국가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나섰다.

알힐랄 입단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풀럼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미트로비치는 밀린코비치사비치의 컷백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키퍼 김경민이 지키던 광주의 골문을 열었다.

마우콩은 후반 34분 미트로비치와 2대1 패스로 문전으로 단숨에 전진, 왼발 슈팅으로 5-0을 만들었다.

후반 39분과 43분 나세르 다우사리와 압둘라 함단의 연속 골까지 나오자 이정효 감독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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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이정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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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힐랄은 후방에도 빈틈이 없었다.

세리에A 올해의 팀에 4회, 최우수 수비수에 한 차례 선정되는 등 나폴리(이탈리아)의 간판 센터백으로 활약했던 칼리두 쿨리발리와 안정적인 수비력을 뽐내며 광주 에이스 아사니를 무력화했다.

ACLE에서 도합 9골을 터뜨린 아사니는 전반 9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은 장면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마저도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 4강 돌풍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골키퍼 야신 부누의 선방에 막혀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알힐랄은 공격 축구를 표방한 이정효 감독의 광주를 모든 경기 지표에서 압도했다.

공 점유율은 62%-32%, 슈팅 수는 20-4로 앞섰다. 유효슈팅은 11개를 찼다. 광주는 2개에 그쳤다.

일본의 강호 비셀 고베를 16강에서 꺾고 자신감을 채웠던 광주를 무너뜨린 알힐랄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주요 리그에서도 경쟁할 수 있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총연봉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선수단 시장 가치를 보면 광주의 수십 배에 달한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추산한 알힐랄 선수단 가치는 1억8천만유로(2천951억원)다. 광주(140억원)의 20배가 넘는다.

'체급 차이'를 보여준 알힐랄의 제주스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인사하러 다가온 이정효 감독을 향해 말을 조심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패로 아쉬움을 삼킨 이정효 감독은 악수를 받아주지 않은 제주스 감독의 등을 툭 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4월26일 03시5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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