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별선수권 남자단식 우승으로 최강자 복귀…세계선수권 출격
"자신감 잃고 벽에 부딪혀 이번 우승하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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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릉=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최근 몇 년간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이 없어 자신감을 잃고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는데, 우승을 해 반등할 기회를 만든 것 같아 기쁩니다."
한국 남자탁구 간판 장우진(30·세아)은 26일 강원도 강릉아레나에서 열린 제71회 종별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단식 결승에서 박규현(미래에셋증권)을 3-1로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코트 바닥에 드러누워 격한 기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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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대회에선 2019년 12월 종합선수권 이후 무려 5년 5개월 만의 단식 우승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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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동칠]
장우진은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3위로 국내 남자 선수 중 순위가 가장 높지만, 몇 년간 여러 이유로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해야 했다.
2021년 10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가 2023년 4월 제대했고, 두 달 뒤 미래에셋증권에서 나오면서 1년여 '무적' 선수 신세로 국내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다행히 작년 7월 이태성 대한탁구협회장의 배려로 세아의 후원을 받게 됐고, 그해 9월 세아탁구단이 창단되면서 새로운 둥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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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탁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세아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던 작년 12월 종합선수권에선 단식 8강에서 후배 조대성(삼성생명)에게 0-3으로 덜미를 잡혔다.
정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세아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정 감독과 팀 에이스인 장우진 모두 우승 갈증이 컸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은 장우진의 어깨를 무겁게 했고, 장우진은 종별선수권에서 투혼을 불사르며 5년 5개월 만의 정상 복귀이자 세아탁구단 창단 첫 우승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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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작년 파리 올림픽이 끝나고 국가대표를 그만둘까도 고민했었는데, 이태성 회장님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힘을 얻었다"면서 "너무 간절했던 1등을 하게 돼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부터 25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개인전)에 출전하는 장우진은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표팀 '맏형'이었던 이상수(35·삼성생명)가 작년 종합선수권 단식 우승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장우진이 대표팀의 리더로 후배들을 이끄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팀에서 막내와 중간에 있다가 맏형이 되고 보니 상수 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리더로서 행동을 보여줘야 선수들도 믿음을 갖고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2028년 LA 올림픽에서 메달 사냥이다.
3년 후면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올림픽 메달과 인연이 없었던 한을 풀고 싶어서다.
그는 "LA 올림픽 엔트리에 든다면 어떻게든 단식에서 승부를 겨뤄보고, 어떤 종목이든 (선수로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동메달 이상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chil881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4월26일 13시20분 송고